중국 최고위층과의 '미투' 폭로 이후 행방이 묘연했던 테니스 스타 펑솨이(35)가 "집에서 쉬고 있다"는 내용을 스티브 사이먼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의장에게 이메일로 보냈다고 중국 관영방송 CGTN이 18일 전했다.
CGTN이 이날 공식 트위터에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펑은 "난 사라지지 않았어요. 집에서 쉬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또한 이메일에는 성폭행 폭로 뉴스를 비롯해 최근 자신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내용도 있다.
앞서 펑은 중국의 장가오리(75) 전 국무원 부총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 한 뒤 해방이 묘연해 실종설 등이 제기됐었다. 이에 펑이 자신이 무사하다는 의미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사이먼 의장은 "이메일 대필 의심이 든다"며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CNN은 사이먼 의장이 성명을 통해 "이메일을 펑솨이가 직접 썼는지 아니면 누가 대필 했는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그는 "이 이메일로 오히려 펑솨이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더 커졌다"며 "중국은 그가 안전하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가 폭로한 '미투'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실제 SNS에서는 이메일이 조작됐다는 주장이 나온다.
네티즌들은 그 이유로 공개한 이메일 사진에 타이핑 커서가 등장한 것을 들었다. 작성이 완료된 이메일이라면 문장 중간에 커서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첫 문장에 "여러분 안녕하세요"라는 부분도 의심스러운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사이먼 의장에게 보낸 편지라면 해당 이름을 언급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불특정 다수를 의미하는 '여러분'이라고 했다는 주장이다.
한편 펑은 지난 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장가오리(75) 중국 국무원 전 부총리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뒤 지속해서 관계를 가졌다는 글을 올렸다.
NYT 보도에 따르면 펑은 장 전 부총리가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 위원으로 승진하면서 관계가 끊어졌지만 약 3년 전 베이징에서 장기오리 전 부총리, 부인과 함께 테니스를 친 그의 집으로 갔다가 성관계를 갖게 됐다고 했다. 다만 그 일이 언제 일어났는지에 대해 정확히 명시하지는 않았다.
그는 게시물에서 "울면서 줄곧 거부했지만 무서워서 어쩔 수 없이 동의했다"며 "그분이 높은 위치에 있기 때문에 두렵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계란으로 바위치기, 화염을 향해 날아드는 나방, 자멸을 재촉하는 길이라도 진실을 알리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글은 게시 30분 만에 삭제됐고, 웨이보에서 그의 계정은 검색이 차단됐다. 이후 펑솨이는 공개 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5일 펑솨이 측근의 말을 인용해 그가 현재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펑에 대한
이에 크리스 에버트, 오사카 나오미, 조코비치 등 전세계 테니스 스타들도 펑의 구명 운동에 나섰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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