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트젠선수 늘어날까…IOC "남성호르몬 수치 안 따지겠다"

↑ 지난 8월 도쿄올림픽에서 트랜스젠더 선수로 여자 역도경기에 출전한 로렐 허버드의 경기 모습 [EPA = 연합뉴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트랜스젠더 선수의 남성 호르몬 수치를 문제삼지 않을 방침이다. IOC는 트랜스젠더 선수들의 올림픽 등 국제대회 출전을 위해 의도적으로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줄이지 않아도 된다고 권고했다.
16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IOC는 이날 트랜스젠더 선수의 대회 출전 자격 규정을 테스토스테론 수치 측정에서 경기력 우위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로 바꿀 것을 제안한 권고안을 발표했다. IOC는 "성별의 차이, 신체적 외모, 트랜스젠더 지위로 인해 입증되지 않은 불공정한 경쟁력 우위 주장에 따라 경기에서 제외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IOC는 앞으로 트랜스젠더 선수들의 성적에 대한 연구에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새로운 권고안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끝난 뒤에 적용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IOC는 "이번 권고안이 법적인 구속력은 없다"며 "트랜스젠더 선수의 출전 자격을 어떻게 정할지는 각 경기단체의 자율"이라고 밝혔다.
지난 도쿄올림픽에서는 뉴질랜드의 트랜스젠더 역도 선수 로렐 허버드가 여자 선수로 참가했다. 이와 달리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여자 육상 800m 금메달리스트인 캐스터 세메냐는 도쿄올림픽 참가가 불발됐다. 이 둘의 차이는 테스토스테론 수치였다.
IOC는 트랜스젠더 남성의 경우 올림픽 출전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트랜스젠더 여성의 경우에는 2015년에 제정한 규정이 있다. 테스토스테론 억제제를 투여해 최소 12개월 동안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리터당 10나노몰(nM) 미만으로 유지되는 경우에만 출전이 허용된다. 나노몰은 1몰의 1000분의 1이다.
도쿄올림픽 이후 트랜스젠더 선수들의 국제대회 출전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 허버드가 출전하는 경기 전후로 트랜스젠더 혐오(트랜스포비아) 발언들이 쏟아져 나왔다. BBC는 당시 성명을 통해 "우리는 건전한 토론을 원하지 트랜스포비아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혐오 발언을 가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은 차단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김덕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