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선 백신 접종이 국가적 논쟁거리
↑ 코로나19 백신 학생 의무 접종에 반대하는 이들이 시위를 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찰스턴 교외 호숫가에서 30년간 거주 중인 로렐 호트(57)가 지난 5월 12km 떨어진 곳으로 이사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자녀와 한 공간에 있을 수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백신 접종자와 미접종자 사이의 갈등이 가정 내부로 번진 현실을 주목했습니다.
로렐의 가정은 코로나19 대유행 전까지 평화로웠습니다. 그는 남편 조엘 호트(56)와 1989년 결혼해 7명의 자녀를 낳았습니다. 하지만 딸 샘 호트(32)가 백신 접종을 완강히 거부하면서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일찍 백신 접종을 완료한 로렐은 딸 샘에게도 접종을 권유했습니다. 그러나 수차례 설득에도 샘은 백신을 거부했습니다. 로렐은 자가면역질환 때문에 고위험군에 속하는데도 접종을 거부하는 샘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샘은 백신 부작용을 우려했습니다. 그는 "서둘러 만들어진 이 백신이 고통스러운 피부병을 일으키는 자가면역질환에 악영향을 미칠까 걱정된다"며 "코로나19 고위험군이란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백신 접종은 두렵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로렐의 남편이자 샘의 아버지인 조엘이 백신 2차 접종 후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사망하면서 샘의 백신 거부 의지는 더욱 확고해졌습니다.
현재 미국에서는 백신 접종이 국가적 논쟁거리가 됐습니다. 지난 4일 조 바이든 행정부는 100인 이상 민간 사업장에 백신 의무화 명령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기업들은 "정부가 권한을 남용했
이후 6일 미 연방항소법원은 "(정부의 접종 의무화는) 중대한 법적·헌법적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백신 의무화 조치를 중단시켰습니다.
다만 오는 11월 21일 미국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며 방역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상황입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