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해 사실 밝히며 "생각보다 간단해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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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미사변에 가담한 일본 외교관이 사건 직후 친구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가 새로 발견됐다고 아사히신문이 16일 보도했다./사진=아사히신문 홈페이지 캡처 |
'을미사변'으로 불리는 명성황후 시해 사건에 가담한 것으로 추정되는 한 일본 외교관의 편지가 발견됐습니다. 이 외교관은 편지에 시해 당시 자신의 임무 등을 상세하게 기술하며 “생각보다 간단해 매우 놀랐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현지시간 16일 일본 아사히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서한은 당시 조선에 영사관보로 머물던 호리구치 구마이치(1865∼1945)가 자신의 친구이자 한학자 다케이시 사다마츠에게 보낸 것으로, 구마이치는 당시 일본 외교관, 경찰, 민간인으로 구성된 을미사변 실행 그룹의 일원이었습니다. 발송 일시는 암살을 시행한 바로 다음날이었습니다.
편지에는 “우리가 왕비를 죽였다”며 명성황후 시해 사건의 경위가 상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는 편지에서 "미리 담당한 대로 담을 넘어 진입해 왕비를 시해했다”라고 암살 사실을 밝히며 “생각 외로 너무 쉬워서 오히려 놀랄 정도였다”라는 소감도 곁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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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명성황후 추모제 모습. /사진=연합뉴스 |
이 편지는 일본 나고야시에 거주하는 우표 연구가 스티브 하세가와(77) 씨가 골동품 시장에서 입수한 것으로, 재일 역사학자 김문자 씨가 글씨를 판독했습니다.
아사히 신문은 기재된 내용, 소인, 봉인 편지를 만든 방법, 원래 보관됐던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 등에 비춰볼 때 호리구치의 친필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김문자 씨도 "사건의 세부 내용이나 가족에 관한 기술 등에 비춰볼 때 본인의 진필이 틀림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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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사건에 가담한 일본 육군 장교 8명은 군법회의에서 무죄 판정을 받고 호리구치 등 48명은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석방되는 등 아무도 처벌받지 않았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