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누피, 1969년부터 우주와 연 쌓아
↑ 우주복입은 스누피 인형/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
미국 만화 '피너츠'에 나오는 캐릭터 '스누피'가 내년 2월 우주비행에 합류합니다.
1969년 발사된 우주선 아폴로 10호의 애칭이 '스누피'이고, 미 항공우주국(NASA)의 비공식 마스코트로 불릴 만큼 우주와 연이 깊은 만큼, 반세기 만에 이뤄지는 미국의 달 복귀를 향한 첫 걸음인 '아르테미스Ⅰ' 비행을 함께하게 된 것입니다.
NASA는 내년 2월, 스누피가 우주비행사가 아닌 마네킹과 함께 아르테미스Ⅰ 우주선에 탑승해 달 궤도까지 다녀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르테미스Ⅰ은 심우주탐사를 목적으로 새롭게 제작한 대형 로켓 '우주발사시스템'(SLS)과 유인 캡슐 오리온을 활용한 첫 비행으로, 각종 성능을 점검하기 위해 무인 비행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첫 비행 성공 시 유인 비행선 아르테미스Ⅱ와 아르테미스Ⅲ을 통해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과 유색인종 비행사를 달에 착륙시킬 예정입니다.
스누피는 이번 비행에서 선내 무중력 상태를 알려주는 '무중력 지표' 임무를 맡았습니다.
스누피는 25×18㎝ 크기에 무게 140g으로 만들어져 오리온 캡슐이 무중력 상태에 진입하면 곧바로 공중에 떠 제일 먼저 이를 알리게 됩니다. 실제로 유리 가가린이 보스토크 1호에 작은 인형을 가지고 가 무중력 지표로 활용한 이후 '앵그리버드' 등의 다양한 캐릭터 인형이 우주 비행에 함께한 바 있습니다.
인형의 경우 선내 각종 기기나 스위치에 부딪혀도 충격을 가하지 않도록 부드럽고 가볍게 제작되는데, 스누피 인형은 NASA 로고가 박힌 오렌지색 우주복과 장갑, 신발까지 착용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한편 스누피는 아폴로10호 발사 때부터 우주와의 연을 쌓아왔습니다.
1969년 3월 아폴로11호의 발사를 앞두고 착륙 지점을 최종정찰하는 임무를 맡은 아폴로10호는 사령선에 찰리 브라운, 달 착륙선에는 스누피라는 콜사인을 사용했습니다.
또, 1990년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가 STS-32 미션을 수행할 때도 스누피가 함께했습니다. 이렇게 미국인들에게 우주에 대한 관심을 끌어 올리는 역할을 한 스누피는 지난 2019년 애플 TV+를 통해 방영된 만화 시리즈물 '우주로
NASA는 아폴로 시대에 우주비행사들이 안전한 비행과 성공적인 임무 수행에 기여한 관계자의 공로를 인정하는 '스누피 실버 상'을 제정해 지금까지 운영 중입니다. 수상자는 우주에 갖고 갔다 온 스누피가 새겨진 배지를 받는데, 이번 아르테미스Ⅰ 에도 '스누피 실버 상' 배지가 실릴 예정입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