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흑인 딸을 데리고 비행기를 탔다가 항공사로부터 인신매매범으로 신고 당한 백인 엄마 얘기가 알려지며 공분을 사고 있다.
CNN은 지난 7일(현지시간) 매리 맥카시가 남동생이 사망했다는 부고를 전해 듣고 10살인 흑인 딸과 함께 캘리포니아에서 덴버로 가는 사우트웨스트 항공을 예매했다. 급하게 구한 표라 비행기 좌석이 딸과 떨어지게 되자 맥카시는 다른 승객의 양해를 구하고 딸 옆자리로 바꿔 앉았다.
문제는 비행기가 착륙하면서 벌어졌다. 맥카시가 딸과 함께 비행기에서 내리자 무장 경찰 두 명이 다가와 그들을 멈춰세우고 질문을 하기 시작한 것. 경찰은 "항공사 직원들의 신고가 들어왔다"고 말한 뒤 그녀의 행동이 의심스럽다며 딸과 분리해 각각 설명을 요구했다.
맥카시는 그들이 모녀 관계인 것과 가족이 갑작스럽게 사망해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왔다는 사정을 소상히 밝힌 후 풀려날 수 있었다. 다인종 가정이 종종 겪는 일이라 가볍게 치부한 그녀는 며칠 후 덴버 경찰로부터 당시 승무원이 맥카시가 인신매매범일 가능성이 있다고 신고했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맥카시가 비행 중에 신경질적으로 행동했고 딸과 대화도 하지 않았으며 딸이 승무원과 대화하는 것을 방해했다는 등 신고 내용도 사실과 너무 달랐다.
그녀는 즉각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인종차별적인 대우에 사과를 요구했다. 또 어린 딸에게 트라우마 남긴 것에 대한 피해 보상도 요구했다.
맥카시의 변호사는 "아이가 백인이였다면 이런
문제가 커지자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결국 고객에게 연락해 불편을 끼친 점에 대해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신매매에 대한 강력한 교육을 받은 직원의 오해로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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