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만 믿는다" 테슬라 주식 631만주 '몰빵' 슈퍼개미의 정체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주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의 자산이 3000억달러를 돌파하며 세계 최고 부자 반열에 오른 가운데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억만장자가 소개돼 눈길을 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테슬라의 개인 투자자 가운데 지분이 3번째로 많은 숨은 억만장자를 소개했다.
주인공은 싱가포르의 리오 코구안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리오 코구안은 지난 9월말 현재 테슬라 주식 631만주를 소유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테슬라 주가가 450~550달러 사이에 살 수 있는 옵션 행사 주식도 182만주나 들고 있다.
머스크 광팬으로 알려진 리오는 지난 9월 트위터에서 "난 머스크의 위대한 과업을 믿고 있으며 테슬라와 함께 성공하거나 실패할 것"이라고 적었다.
트윗 당시 40억달러였던 테슬라 지분 가치는 이후 70억달러( 8조2000억원)까지 불어났다.
인도네시아에서 태어난 중국 화교 출신인 리오는 미국 콜롬비아 대학에서 국제학을, 뉴욕대학에서 로스쿨을 졸업하고 지난 1989년 파산한 뉴저지에 있는 소프트웨어 기업을 인수해 성공적으로 회생 시켰다. 현재는 보잉과 AT&T 같은 대기업을 포함, 2만여개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머스크와의 인연은 지난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스페이스X 본사에서 머스크를 만난 이후 테슬라 주식을 집중 매수했다.
2020년 코로나 대유행으로 테슬라 주식이 급락하자 리오는 이를 기회로 삼아 테슬라 주식을 더욱 사들였다.
블룸버그는 "리오는 테슬라 주식이 떨어질 때마다 사들인다"며 "그는 일론 머스크를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테슬라는 지난달 29일 3.43% 오른 1114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에 따라 일론 머스크의 재산은 처음으로 3000억달러(약 351조3000억원)를 돌파했다. 이날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하는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머스크 순자산은 3020억달러(약 353조6400억원)를 기록했다.
CBS 방송은 개인 재산이 3000억달러를 넘어선 사례는 머스크가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날 기준 테슬라 시총은 1조1000억달러 규모로, 머스크는 테슬라의 지분 23%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머스크는 실적이 목표치를 달성할 경우 500억달러 규모의 스톡옵션도 행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 순자산도 테슬라 주가 상승에 힘입어 이날 하루 동안 97억9000만달러(약 11조4600억원) 늘었다.
이에 따라 부호 2위인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순자산 1990억달러)와의 재산 격차는 1030억달러(약 120조6000억원)로 벌어졌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