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가 원인일 경우 탈레반 과도정부에 상당한 부담 가능성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과 인근 지역에서 송전탑 폭발 사고로 인한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습니다.
현지 시간 22일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1일 오후 6시쯤 카불 북부의 한 송전탑이 알 수 없는 이유로 폭발해 220kV 전력선이 끊어졌습니다.
빌랄 카리미 탈레반 대변인은 이로 인해 카불 대부분과 인근 8개 주 일부 지역에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고 밝혔습니다.
갑자기 정전 사태가 빚어지면서 카불 시민 450만 명 대부분은 암흑 속에서 밤을 보내야 했습니다. 산업·기간 시설과 부유층은 자체 발전기를 가동해 전력을 확보했습니다.
전력 당국은 사고 송전탑으로 기술진을 파견했습니다. 조만간 복구 작업에 나설 계획입니다.
폭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번 폭발이 극단주의 조직 이슬람국가 호라산(IS-K) 등의 테러로 밝혀진다면 재집권 뒤 체제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는 탈레반 과도정부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탈레반 과도정부는 이미 전력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아프간은 전체 전력 대부분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이웃 중앙아시아 국가 등에서 끌어옵니다. 그러나 이 비용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이번에 폭발한 송전탑은 이렇게 수입한 전력을 끌어오는 시설이었습니다.
탈레반으로서는 국내에서 전기요금을 충당하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탈레반 재집권 뒤 경제난이 심화하면서 아프간 국민 상당수가 전기 요금을 내기 어려운 형편에 처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탈레반이 아프간을 완전히 장악한 지난 8월 15일 이후 한 달 동안 징수한 요금은 890만 달러(약 105억 원)로 이전보다 74%나 줄었습니다.
이에 최근 아프간 국영 전력회사인 DABS의 사피울라 아흐마드자이 사장 대행은 아프간 전력 비용 연체금이나 국민의 전기요금을 국제사회 기부자들이 갚아주기를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