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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 AP연합뉴스] |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자랑하는 미국 해군에 굴욕적인 사고가 발생했다.
2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 해군은 지난해 7월 발생한 4만t급 강습 상륙함 '본험 리처드' 화재 사건을 조사한 결과 전군이 화재 대응에 실패해 1조원 대에 달하는 군함을 태워버렸다는 결론을 내렸다.
400여쪽의 해군 조사 보고서를 입수한 AP통신은 본험 리처드함 화재 사고는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인재로 소방 훈련과 장비 점검, 지휘·통제 등 모든 면에서 대응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닷새간 불길에 휩싸이며 화염으로 군함 일부가 녹아내리는 등 수리 불가능한 지경에 이른 본험 리처드함은 결국 지난해 퇴역했다.
해군은 보고서에서 본험 리처드함 화재에 대해 "방화로 시작됐지만 화재 진압 능력이 없어 군함을 잃어버리게 됐다"고 분석했다. 화재 당시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해군 기지에 정비 중이었던 본험 리처드함은 가연성 물질이 널려 있어도 보관도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소방 장비 87%는 문제가 있거나 점검도 받지 않았고 정비 보고서는 허위로 작성됐다.
특히 초동 대응 실패는 화마를 더욱 키웠다. 해군들은 불길을 발견하고도 10분이 지나서야 화재 경고벨을 울렸다.
화재가 퍼지는 것을 늦출 수 있는 소화약제 분사 시스템도 있었지만 누구도 가동 버튼을 누르지 못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해군은 3성 장군과 함정 지휘관부터 수병과 민간인까지 모두 36명이 화재 대응 실패에 직간접적인 책임이 있다며 징계 절차
키리졸브, 쌍용훈련,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탐색구조 활동 등에 투입되기도 했던 본험 리처드함은 지난 1997년 7억5000만달러(8800억원)을 들여 건조됐다. 지난 8월 기준 본험 리처드함의 가치는 12억 달러(1조4100억 원)에 달한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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