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저지 출신의 30대 한인여성이 3개월 넘게 행방이 묘연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미국 언론계에서는 백인여성인 페티토 실종 살해 사건 이후에서야 '유색 인종'에 대한 보도가 늘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30일 현지시간) NBC뉴욕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샌버나디노카운티 셰리프국은 지난 6월 말 유카 밸리 지역에서 실종된 로렌 조씨를 찾기 위한 대대적 수색에 나섰다.
매체는 로렌 조가 지난 6월 29일 오후 4시쯤 캘리포니아 팜스프링스 인근 산버다니노 모롱고 밸리의 후파 로드에서 마지막 모습을 보인 후 사라졌다고 전했다. 조씨는 키 5피트 3인치(약 160cm) 정도의 체격으로 왼쪽 어깨 쇄골 밑과 오른팔 안쪽에 문신을 하고 있으며, 실종 당시 노란색 티셔츠와 짧은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뉴저지에서 만난 남자친구 코디 오렐와 작년 12월부터 유카 밸리에 있는 친구의 집에 머물렀던 그녀는 여행 중 남자친구와 다툰 후 유카 밸리 벤마 트레일에 있는 에어비엔비 숙소에서 나와 유카밸리와 모롱고밸리 사이의 언덕으로 걸어간 후 사라졌다. 조씨는 휴대폰, 지갑, 물, 음식을 휴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다.
조씨의 가족들은 8월부터 페이스북에 '실종자: 로렌 조' 계정을 개설해 그의 사진과 신체적 특징 등을 올리며 목격자를 찾고 있다.
태권도 검은띠 소지자인 로렌 조는 2009년 헌터돈 센트럴고교 졸업 후 웨스트민스터 콰이어 칼리지에서 음악교육을 전공했으며, 여행 전까지 음악 교사, 타투샵 직원 등으로 일했다. 지난 겨울 오렐과 서부 여행을 한 로렌 조는 푸드트럭을 운영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조씨 가족들은 "로렌이 창업 꿈에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면서 "잠적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한편 조씨의 실종 사건은 최근 서부 캠핑 여행 중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롱아일랜드 출신 백인여성 개비 페티토(22)의 사례와 비교되면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페티토 역시 지난 6월 남부 플로리다주에서 미 전역을 도는 캠핑 여행을 떠났고, 소셜미디어에 약혼자 브라이언 론드리(23)와의 여행 일상을 올렸지만 8월 말 갑자기 가족과 연락이 끊겼다. 페티토는 지난달 19일 북서부 와이오밍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유력한 용의자인 론드리를 아직도 검거하지 못하고 있다.
조씨의 지인 등은 "미국의 모든 언론들이 20대 백인여성의 실종사건에 대해서는 주요 뉴스로 보도했지만 유색 인종 실종자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 않고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 집계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사이 폭스뉴스는 398회, CNN 346회, MSNBC 100회에 걸쳐 페티토 사건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이에 대해 미 공영방송 PBS 흑인 여성 앵커였던 그웬 아이필은 이를 두고 '실종 백인여성 증후군'이라 부르며 언론의 행태를 꼬집었다. MSNBC 흑인 여성 앵커 조이
뉴욕타임스는 칼럼을 통해 "모든 실종자는 평등하게 다뤄져야 한다"면서 "왜 미국 사회는 미국 원주민이나 흑인, 히스패닉 여성이 실종되면 동등하게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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