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 지휘부 "클라크 상병은 아기 받아올린 군인 아니다"
지난달 아프간 카불 공항에서 철조망 너머로 갓난 아기가 미군에게 건네지는 모습이 포착돼 전 세계인의 안타까움을 샀습니다.
뉴욕타임즈는 영상 속 아기가 미군의 도움으로 아빠와 재회해 현재 안전하게 지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영상을 본 전 세계 네티즌들은 "아기가 아빠와 만나게 되어 다행이다"라는 반응과 함께 "멋진 군인", "자랑스러운 미국의 군인이다"라는 반응도 보였습니다.
그런데 영상 속 이 군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 현장에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미국 내에서 군인은 군 규정 상 정치적 활동에 참여할 수 없습니다.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밖에서 아기를 들어올렸다고 주장하는 해병대 소속 헌터 클라크 상병은 최근 조지아에서 열린 정치 집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함께 무대에 올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월 25일 조지아주 페리에서 열린 집회에서 군중들에게 “카불에서 용감하게 복무하며 공항과 공항 벽 너머로 어린이들을 대피 시키는 데 도움을 준 해병과 함께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는 이어 8월 26일 공항의 수도원 게이트 공격으로 사망한 해병 11명 등을 위해 "명예의 좌석"도 마련했다고 말했습니다.
곧이어 트럼프는 “헌터 이안 클라크 상병, 이리 올라오라”며 클라크 상병을 무대 위로 불러올렸습니다.
트럼프 지지자들의 환호 속에 무대 위로 걸어 올라간 클라크 상병은 본인을 “조지아주 워너 로빈스에서 온 헌터 클라크 상병이다. (카불에서) 아기를 벽 너머로 끌어낸 사람”이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일은 분명 내가 평생 한 일 중 가장 위대한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모두의 성원에 감사하다. 집으로 돌아와 기쁘다”는 말로 연설을 마쳤습니다. 1분도 채 안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를 두고 미 국방부는 트럼프 유세 무대에 올라 연설한 미 해병대 클라크 상병에 대해 정치적 활동을 금지한 군 규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해당 부대 지휘부는 30일 군사전문매체 ‘태스크 앤 퍼포즈’에 “클라크 상병은 철조망 너머로 아기를 받아 올린 대원이 아니며, 주위 다른 대원 중 한 명이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카불 공항에서 아기를 구한 대원은 클라크 말고도 다수 있었으나 카메라에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 국방부는 정당이나 후보 등을 홍보하는 모임을 비롯해 현역 군인의 정치 활동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군 복무자의 공개 연설이 군 전체를 대표하는 것으로 인식될 위험이 높기 때문입니다.
클라크 상병은 제복이 아닌 사복 차림으로 무대에 올랐고, 트럼프를 옹호하는 발언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군 지휘부는 규정의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클라크 상병을 조사 중에 있습니다.
한편 클라크 상병이 25일 참여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럼프는 60건이 넘는 소송에서 작년 대선이 부정하게 이루어졌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했는데도 여전히 바이든을 '부정선거범'으로 저격하고 있습니다.
[이은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xxxeunjinxxxx@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