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이 29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승리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이 총재에 선출돼 일본을 이끌어갈 차기 총리로 사실상 내정됐다. 당내에서 온건파로 불려 의원들의 지지를 많이 받았지만 2015년 외무상으로 한일위안부협의에 서명했고 한일관계의 해결책을 한국이 가져와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당분간 양국관계가 크게 개선되기는 어렵다는 예측이 나온다.
29일 도쿄 한 호텔에서 진행된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끝에 기시다가 의원들의 표심을 잡아 여론 지지율이 높은 고노 다로 행정개혁담상을 제치고 총재자리에 올랐다.
일본은 다수당·집권당의 대표가 국회에서 총리에 선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총리지명을 위한 임시국회는 내달 4일로 예정돼 있고 여기서 집권 1년여만에 내려오는 스가 요시히데 총리를 뒤를 이어 제 100대 총리로 뽑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는 총재 당선 후 연설에서 "코로나19 대책에 필사적으로 나서고 연말까지 경제대책을 만들어야 한다"며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의 실현, 새로운 자본주의 등 과제가 산적해 있는데, 오늘부터 전력을 다해 달리겠다"고 설명했다.
↑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이 29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승리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이번 자민당 총재선거에는 기시다, 고노,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상, 노다 세이코 자민당 간사장 대행 등 총 4명이 출마했다. 기시다는 1차 투표(소속 의원 381표+당원·당우 382표)에서 256표를 얻어 표를 얻어 1위를 했지만 당선을 확정지을 수 있는 과반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에 따라 1차 투표에서 2위(255표)를 기록한 고노와 결선투표(의원 381표+광역지자체 지부연합 47표)를 벌였다. 2차 투표는 의원표의 비중이 크게 높아지는데, 당내 온건파로 분류돼 의원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은 기시다가 257표로 170표의 고노를 제치고 승리했다. 총재선거에 나서 아베 신조 전 총리를 비롯해 보수쪽의 지지를 받았던 다카이치가 1차 투표에서 3위에 그쳐 탈락하자 그를 지지했던 의원표의 상당부분이 결선에서는 기시다쪽으로 움직인 것으로 분석된다. 고노는 여론 지지율에서는 기시다를 크게 앞질렀으나 당내에서 '독선적·별종'의 이미지를 갖고 있어 의원들의 마음을 사지 못한 것이 패인으로 분석된다.
기미야 타다시 도쿄대 교수는 "기시다는 온건파로 분류돼 독단적 이미지의 고노와 달리 주요 파벌이나 중진
이상 의원들이 예측·통제 가능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한일문제의 복잡한 상황이나 선거를 앞둔 정치일정, 기시다가 위안부 합의의 핵심에 있었던 점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 양국 관계의 큰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도쿄 = 김규식 특파원 / 고보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