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대통령실 엘리제궁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유럽 군사력 강화를 강조했다. [AP = 연합뉴스] |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에서 그리스와 30억유로 상당의 호위함 공급 계약을 체결한 직후 열린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이 호주의 프랑스 잠수함 구매계약 파기 이후 이와 관련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이 지난 10년 조금 넘는 기간동안 자국의 전략적 이익을 최우선으로 해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것이 유럽에 미치는 결과를 파악하지 못하고 순진하게 굴 경우 우리는 끔찍한 실수를 저지르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우리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힘과 능력이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며 "이는 문제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호주의 잠수함 계약 파기에도 미국이 프랑스의 동맹일 것이며, 유럽의 전략적 유대 강화가 미국과 유럽 동맹을 대체하지는 않을 거라고 선을 그었다. 계약 파기가 프랑스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거라고 설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은 호주가 지난 15일 미국, 영국과 3국간 안전보장 협의체인 '오커스'(AUKUS) 출범에 합의했다고 밝히며 지난 2016년 프랑스 나발 그룹과 체결한 400억달러(약 77조원) 규모의 차기 잠수함 개발건조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대신 호주는 미국, 영국으로부터 핵심 기술을 지원받아 자체적으로 핵잠수함을 8척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프랑스는 "배신당했다"고 분노하며 반발의 뜻으로 미국과 호주에 주재하는 자국 대사를 소환하는 초강수를 뒀다. 소환된 주미 프랑스 대사가 29일 워싱턴
프랑스 파리에 있는 싱크탱크 몽테뉴연구소의 미셸 뒤클로 특별고문은 "프랑스의 계약에 다른 EU 회원국들이 포함돼 있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마크롱이 EU 방위 계획을 재활성화하기 위해 오커스 위기를 잘 포착했다"고 평가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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