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맨' 잡고 보니 퇴직 경찰관…"돈이 없어서"
인도네시아에서 온몸에 은색 칠을 하고 구걸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이들을 두고 '실버맨'(Manusia silver)이라는 별칭까지 생겼습니다.
27일 일간 콤파스 등 인도네시아 매체들은 최근 거리에서 '실버맨' 구걸에 동원된 10개월 아기의 사연과 실버맨이 된 퇴직 경찰관의 사례를 보도했습니다.
지난 25일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전날 밤 자카르타 외곽 남부 땅그랑의 한 주유소에서 찍은 것이라며 온몸에 은색 칠을 한 여성과 아기의 사진이 퍼졌습니다.
남부 땅그랑 공공질서국(Satpol PP)이 신고를 받고 조사한 결과 아기는 심지어 자신들의 아기가 아니라 친구의 아기였습니다.
아기의 친모는 "병원에서 출산하지 않았고, 출생신고도 하지 못했다"며 "내가 은칠을 하고 거리에 나갈 동안 친구들에게 아기를 맡겼는데, 저들이 구걸에 데려갈지는 몰랐다"고 주장했습니다.
복지 당국은 아기와 친모에게 긴급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보호센터로 데려갔습니다.
아울러, 중바 자바 스마랑에서는 퇴직한 경찰관이 온몸에 은색 칠을 하고 거리에서 구걸하다 붙잡히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아구스 다르토노(61)라는 이름의 남성은 24일 스마랑에서 구걸하던 중 공공질서국 요원들을 보고 도망치다 붙잡혔고, 조사 결과 1997년부터 2016년까지 19년 동안 국가 경찰로 재직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는 "돈이 없어서 실버맨이 됐다. 친척이나 동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게 부끄러웠다"며 "실버맨이 쉽게 돈을 버는 것 같았다"고 털어
충격을 받은 경찰 당국은 아구스에게 생필품과 기부금을 지원하는 한편, 소일거리를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본래 인도네시아는 지방 정부 조례로 구걸과 돈을 주는 행위를 모두 금지하고 있습니다. 실버맨은 주로 수도 자카르타 시내에서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자바섬은 물론 수마트라섬과 술라웨시섬 주요 도시까지 퍼진 상황입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