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스마트폰 충전기 'C타입' 단일화 추진…애플 반발

애플 "혁신 억누르고 소비자들에 피해 주는 규제"

↑ EU가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는 USB-C타입 케이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유럽연합(EU)이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 충전기를 'USB-C타입'으로 통일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자사의 대부분 제품에 USB-C가 아닌 독자적인 '라이트닝 케이블'을 고집하는 애플은 EU의 이러한 규제가 "혁신을 방해하는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23일(현지시간) AFP통신, BBC방송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는 소비자 편의 증진을 위해 제조업체들이 모바일 기기 충전기를 USB-C타입으로 통일할 것을 의무화하는 법안 도입에 나섰습니다.

EC는 내년 중으로 법안을 확정하고 제조업체에는 약 2년간의 준비 기간을 부여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C가 충전기 표준 통일을 법으로 도입하게 된 이유는 환경 보호를 위함입니다. 이 같은 조치로 휴대전화, PC 등과 관련 있는 전자기기 폐기물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경쟁담당 EU 집행위원은 성명에서 "유럽 소비자들은 서랍에 서로 호환이 안 되는 충전기가 쌓여온 것에 오랫동안 좌절해 왔다"며 "우리는 업계가 자체 해법을 제시하도록 충분한 시간을 줬으며, 이제 공용 충전기에 대한 입법 조치를 할 시간이 왔다"고 말했습니다.

소비자들은 현재 휴대전화 충전을 위해 애플의 라이트닝 케이블과 대부분의 다른 휴대전화에서 사용하는 마이크로-USB 케이블, 사용이 점점 늘고 있는 USB-C 타입 케이블 등 3가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유럽 소비자들은 이러한 독립형 충전기 구매에 연간 24억 유로(약 3조 3천억 원) 가량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인구 4억 5천만 명의 거대 단일 시장인 EU가 USB-C 타입 충전기를 표준으로 하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 애플이 스마트폰 케이블로 고집하고 있는 라이트닝 케이블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U의 이번 방침에 애플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애플 측은 "한가지 유형의 충전 케이블만 강제하는 엄격한 규제는 혁신을 억누르고 유럽과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며 "2년간의 전환 기간은 기존 장비 판매를 막을 수 있어 업계에 큰 걱정거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런 규제가 내년부터 도입되길 바라지만, 회원국들의 논의와 각국의 입법 기간 등을 고려하면 실제 적용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