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와 여보좌관의 해변 데이트? 프랑스 정계 '깜짝'

사진과 함께 둘 사이 관계 암시하는 보도 '파문'
여 보좌관, 엘리트 코스 밟은 수재
제무르, 보도 매체 비판…"권력의 개"

해변에서 웃통을 벗은 남성이 젊은 여성을 끌어안고 있는 사진이 프랑스 정계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현지시간으로 22일, 주간지 파리마치는 '제무르와 그의 아주 가까운 여보좌관'이라는 제목을 달고 63세 남성과 28세 여성이 해변에서 안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해당 사진의 주인공은 대선후보이자 프랑스 정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에리크 제무르와 그의 보좌관인 사라 크나포입니다. 지난 18일 남프랑스의 한 해변에서 촬영된 사진으로 알려졌습니다.

파리마치는 이 사진을 공개하면서 두 사람이 단순히 대선 후보와 보좌관 사이가 아닐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해당 사진을 접한 네티즌 사이에서도 SNS를 통해 두 사람이 연인 관계가 아니냐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파리마치는 제무르의 정치적 행보에 있어 네트워크를 설계하고, 활동가·조언가 등을 모집하는 등 사라의 역할이 크다고 하면서도 크나포가 제무르의 단순한 비즈니스적 파트너가 아니라 친밀한 관계에 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크나포를 '제무르의 귓가에 속삭일 수 있는 인물', '빛나는 캠페인 디렉터' 등으로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제무르는 일간 르피가로 논설위원으로 활동하다 방송사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로 인기를 얻은 인물입니다. 그는 정치인으로 활도하거나 정식 대선 출마 선언을 한 적은 없지만 대선 후보 여론 조사에서 11%대의 지지율을 얻고 자체적인 캠프를 보유하고 있는 등 프랑스 정치권의 핵심 인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에 보좌관과 해변에서 찍힌 사진이 향후 프랑스 대선 구도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2014년 '프랑스의 자살'이라는 베스트셀러를 출간한 제무르는 우파 진영의 스타 지식인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그는 68혁명으로 프랑스가 망가졌다는 등의 도발적인 비판을 하면서도 감정적인 호소가 아니라 논리적인 근거를 들어 운동권 세력의 이면을 파헤쳤다는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때부터 '지적인 극우 인사' 이미지를 쌓은 제무르는 프랑스 극우 정치세력을 대표하는 마린 르펜 국민연합 대표에 비해 품위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런 제무르와 스캔들이 불거지고 있는 20대 여성 크나포는 이스라엘계 프랑스인으로,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과 정관계 엘리트 양성소로 불리는 국립행정학교(ENA)를 졸업한 수재입니다. 그는 ENA를 졸업하자마자 감사원 소속 치안판사로 임명돼 고위 공무원직에 올랐습니다. ENA에서도 학업 성적이 가장 우수한 측에 속한 학생이었음을 시사합니다.

이 둘은 이번 파리마치가 공개한 해변 사진 외에도 운동 경기장에서 다정하게 있는 모습이 파파라치컷처럼 공개돼 둘 사이가 가깝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이날 파리마치의 해변 표지 사진은 해당 의혹에 불을 붙여준 셈입니다.

크나포는 현재 미혼이지만 제무르는 아내와 슬하에 자녀 3명을 두고 있어 사회적 논란이 더욱 점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제무르는 자신의 사생활을 공개한 파리무치에 대한 경고장을 날렸습니다.



제무르는 자신의 트위터에 파리마치를 '권력의 개'라고 표현하며 "나는 겁먹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힘과 동시에 법적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그러나 크나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이에 파리마치 측은 크나포가 대선 후보 제무르 선거 캠프의 핵심 인물이기 때문에 취재한 것일 뿐이라며 법률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