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년 넘게 캄보디아 권좌를 지키고 있는 훈센 캄보디아 총리. 훈센 총리는 야당 인사들과 반정부 요인들을 탄압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21일(한국시각)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캄보디아에 사는 칵 소반 차헤이(16)는 지난 6월 텔레그램에 여당 관계자들을 모욕하는 게시물을 올린 혐의로 체포됐다.
차헤이가 텔레그램에서 한 정확한 활동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차헤이는 한 여당 관계자가 자신의 아버지를 두고 '배신자'라고 비난한 데 분노하며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년의 변호사에 따르면 차헤이의 메시지를 본 여당 관계자가 당국에 이를 제보했고, 제보가 이뤄진 지 1시간여 만에 경찰관 20명이 차헤이의 집을 포위했다. 변호사는 경찰관 일부가 AK-47 소총으로 무장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외신 일각에서는 캄보디아 당국이 소년을 체포한 데 정치적인 이유가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을 제시했다. 애초에 여당 관계자가 차헤이의 아버지를 비난한 이유도 차헤이의 부모가 야당 인사이기 때문이다.
차헤이의 아버지는 지난해 해산된 제1야당 캄보디아구국당(CNRP)의 구성원이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이끄는 여당을 붕괴시키려 했다는 혐의로 비공개 재판을 받고 있다. 작년 6월부터는 감옥에 수감 중이다.
또 차헤이의 어머니는 자신의 남편 같은 야당 인사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해오고 있다. 프랑스24에 따르면 현재 차헤이의 아버지처럼 비공개 재판을 받는 야당 인사는 150명 이상이다.
현재 캄보디아에서 권좌를 지키고 있는 훈센 총리는 36년째 집권 중인 인물로, 어떤 형태로든 자신에게 반하는 요인들을 대거 투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차헤이의 아버지가 속해있던 CNRP는 지난 2017년 불법 단체로 규정됐고, 사실상 캄보디아는 단일 정당 체제다.
차헤이의 어머니는 아들이 자폐증을 앓고 있다며 "그는 우리와 대화할 때 한두 개의 단어를 사용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가장과 자식을 잃었다. 그들은 내 영혼을 무너뜨리고 사람들에게 (본보기로) 메시지를 보내려 한다"며 "그렇지만 나는 여전
차헤이의 어머니에 따르면 소년은 3개월 가까이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있다. 그의 재판은 오는 29일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BBC는 캄보디아 법무부가 해당 사건과 관련한 해명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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