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부동산그룹 헝다(에버그란데)가 파산 위기에 몰리자 중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헝다의 부채가 335조원에 달하고 채권자인 은행은 물론 주택 구매자의 막대한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며 일각에선 2008년 미국 리먼브라더스 사태와 맞먹는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한때 그 사업 영역을 축구 구단으로 넓히며 브라질 축구 스타 '호비뉴' 등을 영입할 정도로 자금력을 자랑했던 헝다의 몰락은 금융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20일 신영증권에 따르면 올해부터 중국 정부는 자산부채율 등 각종 재무지표를 지키지 못하는 기업에 대해 은행이 신규대출을 조이는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 규제 3대 기준으로는 자산부채율 70%이상, 순부채율 100%이상, 현금대비 단기차입금 비율 1 이하다.
아파트 건설 등 부동산 사업에서 얻은 이익을 바탕으로 대출을 통해 무리한 사업 확장을 해온 헝다그룹에게는 지키기 어려운 규제라는 평가다.
사실 헝다의 위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작년 9월에 헝다가 자금이 부족해 우회상장을 광둥성 정부에 요청했다는 내부 문건이 알려지면서 위기설이 본격화됐다.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라는 화려한 이면에는 비용이 덜 드는 우회상장으로 자금을 유치하려는 다급한 속내가 숨어있었다는 뜻이다.
결국 올해 6월 헝다가 일부 채무를 갚지 못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디폴트(채무불이행) 리스크가 만천하에 드러났다.
9월 들어 헝다는 "유동성에 엄청난 압박이 있다"고 시인하면서 분양 중인 아파트 가격을 25% 깎아주는 등 현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집값 안정화를 위한 부동산 규제를 계속 강화하면서 헝다의 파산 리스크는 되레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성연주 신영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2021년 반기 재무재표에 따르면 헝다그룹 총부채는 335조원, 부채비율이 480%에 달한다"며 "지난 6월부터 글로벌 신평사 들의 신용평가등급 하향조정이 시작돼 자산매각 작업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홍콩 증시에 상장된 헝다그룹 주가는 연초이후 83%나 떨어졌다. 최근에는 큰 기업은 결국 정부가 살려준다는 '대마불사' 전망에 따라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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