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서 철새 수백 마리가 하늘을 날다가 세계무역센터 건물에 부딪혀 떼죽음을 당했습니다.
16일 일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9ㆍ11테러 20주기였던 이번주 며칠 사이에 철새들이 무더기로 세계무역센터(WTC) 외벽에 충돌해 추락했습니다. 추락한 사체들은 그대로 길거리에 떨어져 쌓였습니다.
매년 이맘때 이동하는 철새들은 빌딩에서 새어 나온 불빛과 유리창에 반사된 불빛 때문에 방향감각을 상실해 건물에 충돌하곤 합니다. 그런데 지난 13∼14일 밤사이에만 최소 291마리가 세계무역센터 주변 도로에 떨어져 죽었다고 조류 보호 단체인 '뉴욕시 오듀본'은 전했습니다.
희생된 새들은 주로 울새, 딱새, 휘파람새 등으로, 한 철에 보통 15∼20마리가 충돌하는 수준이지만 이번엔 충격적으로 많아졌다고 단체는 설명했습니다.
뉴욕시 오듀본 자원봉사자인 멀리사 브라이어는 "너무나 비극적인 일"이라며 "아침에 길거리에 나서며 마치 악몽을 꾸는 것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뉴욕시 오듀본은 세계 무역 센터와 근방 고층 건물 관리자에게 야간 조명을 더 어둡게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철새가 야간에 앞을 더 잘 보면 조류충돌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라 맥킬란 세계 무역 센터의 공동 개발자 실버스타
추락한 새들 중 살아남은 77마리는 어퍼 웨스트 사이드 지역에 위치한 야생 조류 기금의 재활 시설로 이송됐다고 알려졌습니다. 이 중 30마리가 회복해 15일 뉴욕 브루클린 프로스펙트 공원에서 풀려났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