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아프간 판지시르서 민간인 20여 명 처형

"보복은 없을 것" 헛말…민간인 무더기 살해
'저항의 중심지' 판지시르 계곡에서만 최소 20명 사망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저항군의 거점인 북부 판지시르 계곡에서 민간인 최소 20여 명을 살해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현지시간 14일 보도했습니다.

BBC는 보복은 없을 것이라는 탈레반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민간인 살해가 이뤄졌다고 전했습니다.

한 영상에는 판지시르 계곡에서 군복을 입은 한 남성이 탈레반 대원들에게 포위돼 총에 맞아 숨지는 장면이 담겼으며, 한 목격자는 아프간에서는 민간인들도 군복을 입는 경우가 많다며 이 남성이 군인이 아닌 민간인이라고 전했습니다.

저항군에게 심 카드 판매했단 이유로 민간인 살해

BBC는 판지시르 계곡에서 적어도 2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면서, 희생자 중에는 두 아이의 아버지이자 가게를 운영하는 압둘 사미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는 저항군에게 심 카드를 판매한 혐의로 탈레반에 체포돼 사살됐습니다. 사살 며칠 후 시신이 집 근처에 버려졌고 시신에서는 고문 흔적도 보였습니다.

저항의 중심지 '판지시르 계곡'

판지시르 계곡은 지난달 탈레반이 유일하게 장악하지 못한 곳으로, 과거부터 저항의 중심지로 유명한 곳입니다. 높은 산봉우리들에 둘러싸인 판지시르 계곡은 지형 등의 이유로 점령이 매우 어려운 곳입니다.

탈레반은 지난주 판지시르 계곡 중심부에 탈레반 깃발을 계양하면서 판지시르 계곡도 장악했다고 밝혔지만, 저항 세력은 여전히 자신들이 아직 탈레반이 계곡을 점령하지 않았다며 싸움을 이어갈 것을 다짐하고 있습니다.

탈레반은 탈레반 치하에서도 주민들의 삶은 평상시처럼 계속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민들의 탈출이 시작되면서 한때 붐비던 판지시르의 시장들은 버려지고 있으며, 식량과 의약품 부족에 대한 경고도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