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대원들, 선글라스 쓰면 안 돼"
20년 만에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잡은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의 동부 군사위원회가 수염 기르는 것을 거부한 사람은 탈레반 가입이 금지된다고 밝혔습니다.
오늘(5일) 스푸트니크 통신과 ANI통신 등은 전날 탈레반 동부 군사위원회가 이러한 내용을 담은 탈레반 가입 금지 대상자들을 공식 발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탈레반이 지정한 가입 금지 대상에는 전직 아프간 군인과 경찰, 이슬람국가(IS) 대원 등이 포함됐습니다. 이어 짙은 선글라스를 쓰거나 얼굴을 가리는 것도 금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한 아프간 남성은 "수염과 의상이 다른 나라에서는 매우 간단한 것일지 모르지만 탈레반 치하에서는 목숨을 위협하는 투쟁"이라고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지난달 15일 아프간을 재집권한 탈레반은 곧 새 정부 구성을 발표할 계획입니다.
올해 5월 미군·국제동맹군이 철수하자 탈레반은 농촌·시외지역부터 장악하면서 상당수 지역에는 지역 원로 등의 중재로 무혈입성했습니다.
그러나 탈레반 대원은 현재 10만 명도 안 되기 때문에 아프간 전역을 안정적으로 통치하기 위해서는 조직을 확대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탈레반이 순식간에 전국을 점령했더라도 주요 도시를 통치하는 것은 또 다른 과제"라며 "전국의 사법·보안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면 아프간 곳곳이 무법상태에 빠질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탈레반이 대원을 늘리는 과정에서 또 다른 극단주의 무장 조직 IS와 알카에다 대원 등이 탈레반 내부에 잠입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탈레반은 미국이 IS 척결에 개입하지 말 것을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탈레반은
이는 예언자 무함마드가 생전 턱수염을 기른 것을 모방해 그에 대한 존경을 표시함으로써 신앙심을 강조하는 뜻으로 턱수염을 길게 기르는 무슬림 관습을 따른 것입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