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근친상간 임신도 낙태 불가"…美, 가장 강력한 낙태법 온다

미국 텍사스 ‘심장박동법’ 논란
낙태 금지시기, 임신 20주→임신 6주
바이든 “낙태권 보호하고 방어 나설 것”

보수주의 성향이 강한 미국 텍사스주가 일명 ‘심장박동법’이라 불리는 새 낙태제한법 시행에 들어갑니다. 이는 현행 낙태 금지 시기를 임신 20주에서 6주로 앞당기는 내용을 골자로 합니다.

1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은 “텍사스가 미국에서 가장 엄격한 낙태금지법을 제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낙태 제한 시점을 임신 6주 이후로 제정한 이유는 통상 임신 6주가 되면 태아의 심장박동이 감지되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신한 여성이 아이의 심장박동을 태동처럼 느끼기보단, 초음파 장비를 이용해야만 들을 수 있습니다. 이에 일각에서는 임신 자체를 자각하지 못한 시점부터 낙태 금지 시점으로 설정했다는 지적이 잇따릅니다. 이에 사실상 낙태제한법이 아닌 낙태금지법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특히 ‘심장박동법’의 경우 강간이나 근친상간에 따른 임신도 낙태를 허용하지 않아 거센 논란이 예상됩니다.

로이터와 입소스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52%는 “대부분 또는 모든 경우에 낙태는 합법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36%만이 “모든 경우에 낙태는 불법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로이터는 ‘심장박동법안’에 대해 “미국 보수주의자들의 승리”라고 보도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정부가 낙태권을 보호하고 방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텍사스의 이 지나친 법은 주제넘게도 ‘로 대(對) 웨이드’ 판결로 확립된 헌법상 권리를 침해하며, 시민이 낙태를 도운 것으로 여겨지는 이에게 소송을 하도록 하고 있다”며 “우리 행정부는 거의 50년 전에 내려진 로 대 웨이드 판결에서 확립된 헌법상 권리를 지키고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1973년 미 연방대법원은 태아가 자궁 밖에서 생존할 수 있는 단계 이전에는 낙태가 가능하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이는 임신 23~24주 정도로 여성의 낙태권을 인정한 기념비적 판결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