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피 의사가 있지만 아프간에 발 묶인 미국 시민권자는 대략 100~ 200명, 현지 조력자는 수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탈레반 치하의 아프간에 남겨진 이들은 "두려움 너머 배신감까지 느낀다"고 토로하고 있습니다.
현재 아프간 수도 카불의 모습은 화려하고 자유분방했던 과거의 모습이라곤 온데간데없을 만큼 삭막하고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혼란한 정국 속 수천 명의 시민들이 현금을 인출하기 위해 은행에 장사진을 이루자, 이를 통제하기 위해 탈레반은 어김없이 공중으로 소총을 난사했고요. 일부는 긴 막대기로 사람들을 구타하기도 했습니다. 탈레반의 본색이 드러나는 모양샙니다.
당초 여성의 인권을 보장하겠다던 약속이 무색하게 여성 인권 탄압 사례 역시 속출하고 있는데요.
여성과 아동 인권을 주장하고 이슬람 극단주의에 맞서온 아프간 최초의 여성 고위 경찰인 굴라프로즈 에페테카르는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장악한 후 수차례 탈출을 시도했지만 공항을 지키던 탈레반에 주먹과 무기, 군화, 돌 등으로 집단 구타 당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탈레반에게 경고받은 굴라프로즈는 "탈레반은 내게 경찰에서 일해선 안 되고, 여성의 인권에 대해 말할 자격이 없다고 전했다"면서 "왜 SNS에 사진을 올리는지도 물었다. 탈레반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그들은 여성이 일하거나 공직에 참여하고 자유로워지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호소했습니다.
여성의 스포츠 활동을 엄격히 금지하는 탈레반의 보복을 피하기 위해 여성 축구 청소년 국가대표는 여전히 탈출을 시도하고 있지만 수차례 실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카불의 상황을 영상으로 정리했습니다.
제작: MBN 디지털뉴스부
영상편집: 이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