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한 이후 탈레반은 축포를 터뜨리며, 아프간 국민과 승리를 함께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도시 전역은 공포와 절망으로 뒤덮였습니다.
이에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31일 완전한 탈레반 치하에 놓인 아프간에서 평소와 다른 하루를 시작한 아프간 시민들의 이야기를 보도했습니다.
아리파 아마디(가명)는 이날 아침 청바지와 탈레반의 눈엣가시가 될만한 옷들을 전부 불태웠습니다.
그는 "오빠가 나가서 부르카(얼굴까지 검은 천으로 가리는 복장)를 사다 줬다"며 "난 울면서 청바지를 태웠고 동시에 희망도 같이 불태웠다"고 말했습니다.
아마디는 지난 20년 동안 서방의 지원을 받는 정부 아래서 교육과 고용 등 일상에 자유를 누렸던 세대입니다.
그는 각고의 노력 끝에 파라에 있는 세관 사무소에 취직하는 데 성공했으나, 3주 만에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여성 상당수가 탈레반이 사무실을 떠나라는 요청에 쫓겨났기 때문입니다.
이에 아마디는 "더는 그 무엇도 날 행복하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삶을 원하지 않는다"고 심정을 토로했습니다.
카불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는 네사르 카리미(가명)는 탈레반 치하의 첫날 아침을 은행 입구에서 시작했습니다.
은행이 문을 열기도 전인 아침 6시 정도에 갔지만 이미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 있어 12시까지 기다렸지만, 은행에서 돈이 떨어졌다며 인출기를 닫아버렸습니다.
탈레반은 지난 28일 은행 영업 재개를 명령했지만, 1인당 출금을 일주일에 200달러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는 "수백 명이 있었고 탈레반은 막대기로 사람들을 때렸다"며 "혼란스러운 상황이라 결국 빈손으로 집에 왔다"고 말했습니다.
화려했던 수도의 풍경은 탈레반 치하의 금욕적인 분위기에 맞춰 뒷걸음치고 있습니다.
카리미는 "카불은 이전까지만 해도 아프간에서 가장 자유분방한 도시였다"며 "화려한 헤어스타일부터 쟁글 팝, 터키 드라마까지 품었던 곳이었지만 이제 사
한편 탈레반은 1기 통치(1996년~2001년) 때와는 달리 유화적인 면모를 보이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믿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앞서 지방 경찰청장을 처형하거나 부르카를 쓰지 않고 외출한 여성을 총살하는 등 과격한 행태가 전해지면서 탈레반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회의적입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