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리더십이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로 의회와 군에서 치명타를 입었다.
2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지난 26일 카불 공항에서 발생한 이슬람국가(IS)의 테러로 미군 13명이 숨지자 바이든 비판론이 친정인 민주당에서조차 불거졌다. 민주당 소속 밥 메넨데스 상원 외교위원장은 "한 가지는 분명한 사실은 미국의 안보와 관련해 탈레반을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고 지난 26일 성명을 통해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카불 공항 외부 보안을 탈레반에 맡긴 미 정부의 선택이 잘못이었다는 점을 명백하게 지적한 발언이라고 외신들은 해석했다.
공화당은 바이든 대통령의 하야와 탄핵까지 언급하며 강공을 펼치고 있다. 극우 성향의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은 "의회가 행정부에 책임을 물을 때다. 조 바이든은 즉시 탄핵돼야 한다"고 27일 트위터에 올렸다. 공화당 하원들은 그린 의원이 탄액안을 제출할 경우 공동 서명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공화당 마샤 블랙번 상원의원도 "실패한 계획 탓에 공격을 허용한 이들이 책임을 질 때가 왔다"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등이 사임하거나 탄핵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26일 발표했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도 바이든 대통령이 탄핵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 해병대의 한 장교는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군 수뇌부의 아프가니스탄 대처를 비판하는 영상을 올렸다가 지휘권을 박탈당했다고 CNN방송은 28일 보도했다.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에서 복무한 바 있는 미 해병대의 스튜어트 쉘러 중령은 카불 공항 테러 발생 당일 올린 영상에서 "미국의 아프간 관련 외교정책에 불만과 경멸을 느낀다"며 "수뇌부 중 아무도 책임을 지거나 '우리가 일을 망쳤다'고 말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분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군
영상이 게시된 당일 미 해병대는 쉘러 중령의 지휘권을 박탈했다. 짐 스텐거 미 해병대 대변인은 "쉘러 중령은 지휘 능력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 상실 때문에 지휘권을 박탈당했다"고 밝혔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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