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오후(현지시간) 카불 공항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로 부상 당한 사람이 카불의 한 병원을 향해 급히 달려가고 있다. [로이터] |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26일(현지시간) 트위터 등을 통해 이날 오후 카불 공항 인근에서 대규모 폭발이 있었다고 밝혔다. 커비 대변인은 "두 번째 폭발은 공항 근처 바론 호텔 인근에서 일어났으며 이로 인해 미국 시민과 아프간 민간인이 다수가 희생됐다"고 언급했다. 바론 호텔은 미국인들이 대피를 위해 모인 곳이다. 전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아프간에 남은 미국인이 1500명으로 추정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탈레반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번 폭발 사고로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13명이 목숨을 잃었고, 공항 밖에 있던 탈레반 경비대 다수도 부상 당했다. 미국 당국은 폭발로 인한 부상자 중에 미군 3명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백악관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번 폭발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같은 날 터키 국방부도 카불 공항 외곽에서 폭발이 두 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폭발 이후 미군 주도 연합군과 상대 진영 간 소규모 총격전이 벌어졌다는 소식이 나오는 등 현장은 혼란에 가득찬 분위기다.
미국 등 서방 정보 당국은 이번 폭발이 자살 폭탄에 의한 것으로 추정한다. 하루 전날 카불 주재 미국 대사관은 긴급 공지를 통해 "'이슬람국가(IS)' 조직원들의 테러 가능성이 있으니 카불 공항으로 접근하지 말라"고 공지했고, 영국 국방부도 카불 공항 테러가 임박했다고 밝히는 등 테러 경고음이 이어진 바 있다.
극단 세력인 IS는 과거에 탈레반과 이념 노선이 갈리면서 서로 적대시해 온 관계다. 이때문에 탈레반 역시 IS를 의식해 카불 공항 인근에서 경계를 서 왔다.
↑ 아프간 카불 공항을 경비하는 미군 병사들.[AFP = 연합뉴스] |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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