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 출신 20대 인플루언서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자국의 현실을 알리고, 국제 사회에 도움을 요청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숏폼 영상 플랫폼 '틱톡'에서 300만 팔로워를 보유한 자흐라 하시미(Zahra Hashimee)는 SNS를 통해 미국 의회에 아프간 난민 수용을 촉구하기 위한 집단 행동을 이끌고 있다.
그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자신의 틱톡 계정에 직접 미 의회에 항의 전화를 거는 동영상을 공유했다. 하시미는 영상에서 "미국의 아프간 철수와 탈레반의 강력한 부활은 미국에 개탄스럽고 불명예스러운 일"이라며 "인도주의적 위기를 초래한 실패한 정책을 20년 동안 추구한 후 미국이 최소한 할 수 있는 일은 그것을 찾는 사람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눈물을 흘렸다.
하시미는 자신의 틱톡 계정에 아프간 관련 미 부처와 정치인 연락처가 담긴 문서를 공유했다. 문서엔 아프간 탈출을 도와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다른 아프간 인플루언서이자 아시안 의류 디자이너이자 쇼핑몰 운영자 아예다 샤답(ayeda shadab)은 아프간 소식을 확인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뉴스를 제공하는 등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샤답은 2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정말 최선을 다한 젊은 여성들의 희망이 없어졌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19일에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프간의 독립기념일을 알리는 게시글을 게재하고, 아프간을 도와달라는 해시태그를 공유하는 등 자국의 상황을 알리는데 힘쓰고 있다.
7만3000명 이상의 틱톡 팔로워를 둔 크리스탈 역시 SNS을 통해 아프간 현지 상황을 전하고 있다. 크리스탈은 미국에 이민해 현재 캘리포니아에 거주 중이지만, 가족은 아프간 현지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탈은 자신의 SNS을 통해 "모든 사람들이 아프간의 끔찍한 상황을 공유중이기 때문에 난 아프간의 아름다운 풍경을 공유하기로 결심했다"며 동영상을 게재하기도 했다.
또 크리스탈은 앞서 "(아프간인으로서) 탈레반에 동의하느냐"라는 질문에 "당신은 KKK(Ku Klux Klan·백신우월단체)에 동의하느냐"고 반문하는 영상을 올렸다.
크리스탈은 지난 21일 미국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현재 아프간에서 필터링되지 않는 유일한 미디어는 SNS"라고 밝혔다. 그는 NBC 뉴스 측에 가족의 안전을 위
앞서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은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아프간을 점령한데 이어 지난 15일 수도 카불을 장악했다. 탈레반은 아프간 정권 재장악 후 변화 의지를 표했지만 여성 인권 탄압 등 국제사회의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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