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위터 계정 'Ragip Soylu'에 올라온 탈레반 구성원의 패션 분석 |
특히 옷차림까지 단속하며 현지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탈레반은 이슬람 전통 의상과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을 보여줘 '내로남불'이란 비판이 쏟아진다.
최근 영국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소셜미디어(sns) 상에는 아프가니스탄을 재장악한 탈레반 조직원들이 거리에서 남성들에게 총구를 겨누거나 총과 채찍을 휘두르는 영상이 확산하고 있다.
탈레반이 이들에게 폭력을 행사는 이유는 다름 아닌 복장 때문이다. 탈레반은 아프간 청년들이 이슬람 전통 복장 대신 청바지와 티셔츠 등 서구식 의상을 착용했다는 이유로 다짜고짜 몸수색을 하거나 구타를 가하며 위협을 하고 있다.
↑ 아프가니스탄 카불 현지 모습 [사진출처 = 연합뉴스] |
일례로 데일리메일이 공개한 카불에서 촬영된 탈레반 전사들의 모습을 보면 이슬람 율법에 따라 요구되는 수염을 아예 면도해 버린 이를 볼 수 있다. 또 머리에 터번 대신 야구모자와 스카프, 명품 헤어밴드 등을 쓴 이가 있다.
과거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에 집권했을 때(1996년~2001년)와는 사뭇 다른 모습에 외신들은 이들을 '탈레반 2.0'이라 부르기도 한다.
한 껏 멋을 낸 탈레반 구성원들의 모습을 본 세계인들은 "내로남불 패션"이라거나 "위선적이다" "특별히 이번에는 패션 디자이너를 고용한 모양이다" "히피족 같다" 등의 비판과 함께 조롱하고 있다. 가장 서구화 된 복장을 입고 다니면서 아프간 현지 주민들이 서구화됐다며 복장 단속을 하는 게 앞뒤가 안 맞다는 이유에서다.
↑ 아프가니스탄 카불 현지 모습 [사진출처 = 연합뉴스] |
해당 트위터에 따르면 사진에 찍힌 한 탈레반 구성원은 명품 브랜드 구찌 제품(가격 3500달러)과 유사한 스타일의 옷을 입고 있다. 여기에 터번 대신 175달러짜리 슈프림 헤어밴드를 걸치고, 레이밴 선글라스를 썼으며 아식스 운동화를 신었다. 진품 여부를 다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만약 이 탈레반 전사가 걸친 패션 아이템들이 진품이라면 총 6459달러(약750만원)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 아프가니스탄 현지에서 부르카 등을 쓰고 있는 여성들의 모습 [사진출처 = 연합뉴스] |
25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아프간 직장 여성들은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일시적인 조치라고는 하지만 불과 며칠 전 "히잡을 쓴다면 여성은 학업과 일자리에 접근할 수 있고 혼자서 집밖에 나가는 것도 허용될 것"이라고 밝힌 방침에서 후퇴해 현지인들은 공포에 떨고 있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