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미접종 美 임신부, 코로나 확진 후 태아와 함께 사망

기저질환자 아니었으나 급격히 증상 악화
전문가 "임신 중 코로나 확진되면 태아·임산부 모두 위험"

↑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한 임신부 헤일리 리처드슨과 그의 가족/사진=NBC Montana

미국에서 태아를 걱정해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한 임신부가 코로나19에 걸려 태아와 함께 숨지는 일이 발생해 안타까운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현지시간으로 24일, 뉴스위크 등은 미국 플로리다주 펜서콜라의 한 병원의 간호사 헤일리 리처드슨(32)이 임신 7개월째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자신의 아이와 함께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리처드슨은 태아 걱정에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상태였고 지난 달 말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는 기저 질환자가 아니었으나 확진 판정을 받고 급속도로 증상이 악화해 중환자실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지만 3주 만에 숨졌습니다.

남편 조던 리처드슨은 아내가 둘째 아이 임신 계획을 세운 뒤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다며 "아내는 백신 접종이 태아에게 미칠 부작용을 걱정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자신과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다른 임신부들에게 백신 접종을 당부하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리처드슨 가족처럼 미국 내 백신을 맞지 않은 임신부들이 코로나19에 걸려 사망하는 사례가 잇달아 나오고 있습니다.

텍사스주에 살던 페이지 루이스도 코로나19로 인해 아이를 낳은 뒤 사망했습니다.

루이스는 출산을 1주일도 남겨놓지 않은 지난 달 24일 양성 판정을 받았고, 제왕절개를 통해 아이를 출산했으나 자신은 코로나 합병증으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루이스의 가족은 "그의 마지막 소원은 모든 사람이 더 많은 비극을 막기 위해 백신을 맞는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플로리다주에서는 임신부 그레이지 밀러(31)과 크리스틴 맥멀런(30)이 백신을 맞지 않고 코로나에 감염됐다가 출산 후 사망했습니다.

루이지애나주에서도 백신 미접종자인 20대 임신부 라크레사나 윌리엄스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응급 수술을 통해 아이를 출산했지만 끝내 사망했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11일 임신부의 백신 접종을 촉구하는 성명을 낸 바 있습니다.

CDC는 임신 20주 전 화이자 또는 모더나 백신을 1회 이상 접종한 여성의 유산율은 정상 범위이며 백신이 유산율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CDC 조사 결과, 백신을 맞은 임신부는 전체의 약 23.8%에 불과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임신 중 코로나에 감염되면 조산 가능성이 커져 태아와 임신부 모두 위험해질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원의 사브라 클라인 여성보건센터 소장은 임신부들에게 "백신보다 코로나 변이를 더 두려워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