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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앱을 개발한 사라 와헤디 / 사진 = 트위터 캡처 |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을 피할 수 있는 '앱' 사용자가 카불에서 늘어나고 있습니다. 26살 여성이 개발한 해당 '앱'의 이름은 '에테사브'이며 아프간 공용어인 파슈토어로 '책임'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에테사브'는 지난해 3월 탈레반의 검문과 폭력을 피하기 위해 개발된 앱이지만 '탈레반'이라는 단어를 직접 언급하지 않습니다. 만약 탈레반이 특정 지역에서 검문을 하고 있다면, 해당 지역에 "교통체증이 있다"는 식으로 에둘러 알립니다. 탈레반의 검열을 피하기 위해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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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테사브 구동화면/ 사진 = 에테사브 홈페이지 캡처 |
탈레반의 검문에 대한 정보는 앱 사용자들의 참여를 통해 모아집니다. 즉 '클라우드 소스' 방식으로 운영되며 현재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폰에서 모두 이용 가능합니다.
'에테사브' 운영자들은 앱 사용자들이 보낸 정보 등을 살펴보고 위급상황인지 확인을 거친 후에 해당 지역의 인근에 있는 이용자들에게 알림을 보냅니다.
최근에는 카불 공항 앞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과 교통 혼잡에 대한 알림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대다수가 여성인 '에테사브' 회사 직원들은 현재 탈레반의 눈을 피해 재택근무를 하며 앱을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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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테사브 구동화면/ 사진 = 트위터 캡처 |
앱 개발을 주도한 인물은 26살 여성 사라 와헤디입니다.
아프간 정부와 2년 동안 일했던 경력이 있는 탓에 탈레반의 표적이 되지 않기 위해 캐나다로 떠났습니다. 현재는 뉴욕 컬럼비아대학교에서 학부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와헤디는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내 친구와 가족이 아직 아프가니스탄에 있기 때문에 죄책감이 있다"며 "그곳에 남은 직원들이 아프간을 떠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하면서 최근 몇 주 동안 앱의 사용량이 급증했다"고 앱 사용자 증가에 대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우리는 위기 상황에서 업무를 계속하기 위해 임시적인 용량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덧붙여 "그저 앱이 멈추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도 했습니다.
또 "언젠가는 에테사브가 (아프간에 있는) 모든 사람이 이용하는 앱이 될 수도 있지만, 만약 탈레반이 시민들의 휴대폰을 확인하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이 많다"며 "이용자를 위험하게 하지 않으면서 앱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찾으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