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간 탈출 작전에 투입된 미군 / 사진 = 로이터 |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 현지에서 미국인들이 탈레반 대원들에게 구타를 당하는 일이 발생해 미국 국방부가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현지 시각 20일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안관 연설을 통해 지난 14일 이후 총 13,000명을 아프간 현지에서 대피시켰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하루 5000~9000명 대피라는 미국의 당초 계획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전날 대피한 인원은 3000명에 불과했습니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인 등의 대피 작전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공항 안팎에서 대피를 희망하는 인파가 몰리며 심각한 정체가 빚어지는 등 어려움이 여전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 아프가니스탄인들이 현지 시각 20일 카불 공항 인근 도로변에 앉아 있는 동안 미군들이 철조망 뒤에서 경계를 서고 있다. / 사진 = AFP |
↑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후 아프가니스탄에서 도망치기를 희망하며 아프가니스탄인들이 현지 시각 20일 카불 공항 인근 도로변에 집결하고 있다. / 사진 = AFP |
카불 공항이 입구부터 마비되자 공항에서 불과 200m 떨어진 건물에 있는 미국인들을 구조하기 위해 헬기까지 동원되기도 했습니다.
미국 시민권자, 아프간 전 당시 미국을 도운 아프간 현지인, 제 3국인 등으로 지정된 대피 대상들을 돕기 위해 미국이 공항에 배치한 미군만 6000명에 달합니다.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미국인들이 탈레반 대원들에게 구타를 당한 일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에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하원의원들을 상대로 한 전화 브리핑에서 "미국인을 포함한 일부 사람들이 탈레반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심지어 구타를 당했다는 것도 알고 있다"며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탈레반 지도자에게 분명히 했다"고 말했습니다.
↑ 미 공군 C-17 수송기가 현지 시각 16일 카불 국제공항의 활주로를 내려갈 때 수백 명의 사람들이 함께 달려가고 있다. / 사진 = AFP |
뉴욕타임스는 "수천명이 공항 안에서 비행기를 기다리고, 공항 밖에도 수천명이 안으로 진입하려는 상황"이라며 "탈레반 점령 후 아프간에 발이 묶일 수 있다는 공포감이 아프간인 사이에 팽배해 있다"고 전했습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날 백안관 연설에서 "우리는 집에 오길 원하는 어떤 미국인이라도 집에 데려다주겠다"며 아프간 대피 작업에 총력적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역사상 가장 크고 어려운 수송 작전 중 하나를 수행하고 있다"며 "최종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장담할 수 없으며, 아무런 위험이나 손실이 없을 것이라고도 약속할 수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현지 시각 20일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진행 중인 미국 시민들과 취약계 아프간인들의 미군 철수에 대한 질문에 응답하고 있다 / 사진 = AFP |
그러면서도 "총사령관으로서 필요한 모든 자원을 동원할 것을 약속한다"며 "우리
그럼에도 탈레반이 서방에 협력한 아프간인을 색출하는 데 혈안이 돼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미국의 대피 작전은 어려움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