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만이라도 제발"…통곡의 아프간 엄마들, 탈레반 폭행 견디며 철조망 너머로 아이 건네

↑ [로이터 = 연합뉴스]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가니스탄에서 아기 엄마들이 아기라도 살리고자 영국군 등에게 아기를 급박히 건네는 장면이 포착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티펜던트 등에 따르면 이날 아프가니스탄의 한 호텔에서 인근에서 엄마들이 3m 이상 돼 보이는 철조망에 막혀 진입이 어려워지자 주변의 도움을 받아 경비를 서는 군인들에게 자신의 아기를 건넸다.
몰려드는 사람들 통에 상황이 급박해지자 엄마들은 아기를 철조망 위로 급히 던지기도 했다. 하지만 던져진 아기들 중에선 미처 건너편에서 받지 못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해당 호텔은 영국이 자국민과 관계자들을 탈출시키기 위해 공수부대원들이 지키도록 한 곳이다. 탈레반의 압제를 우려한 아프간 사람들이 호텔 주변으로 몰려들어 구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현장에 있던 영국군 관계자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아프간 엄마들은 절박했다. 탈레반의 폭행을 견디면서도 '내 아기만이라도 살려달라'고 외치며 철조망 반대편에 있는 우리들에게 아기를 건넸다"고 말했다.
수도 카불 공항에서도 마찬가지의 상황이 펼쳐졌다. 아프간 시민들은 절박함에 공항 벽 너머에 있는 미군에게 언제 다시 만날 기약도 없이 아이를 보냈다.
공항에는 아프간을 벗어나려는 수천명의 인파가 몰리며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다. 군중을 해산시키려는 총성이 난무했고, 부상자가 속출하고 사망자가 나오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