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카를 입게 한 것은 텔레반이 해석한 '샤리아'
![]() |
↑ 1970년대 아프간 수도 카불 / 사진=theguardian 캡처 |
현지시간 17일 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이날 수도 카불 점령 후 첫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이슬람법의 틀 안에선 여성의 권리도 존중될 것”이라며 “여성의 취업과 교육도 허용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탈레반은 앞선 여러 차례의 성명을 통해서도 ‘히잡’을 쓰는 등 샤리아에 부합하기만 한다면, 여성의 사회적 활동을 보장하겠다는 메시지를 강조해왔습니다.
외신들은 이날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이 공식 석상에 얼굴을 공개한 것도 이례적인 일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에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금의 탈레반은 온건한 목소리를 내려고 노력 중”이라며 “곧 새 정부의 고위지도자 자리에 오를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는 실용주의를 중요시하는 전략가”라고 설명했습니다.
![]() |
↑ 1970년대 아프간 수도 카불 / 사진=theguardian 캡처 |
문제는 각 종파와 국가별로 다르게 적용되는 샤리아 해석입니다. 샤리아는 이슬람 제1경전인 꾸란을 중심으로 하디스(이슬람교 예언자 무함마드의 언행록) 등을 더해 ‘신의 뜻에 따르는 올바른 삶의 방식’을 결정합니다.
탈레반과 같은 수니파이자 이들의 종주국 역할을 하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샤리아에 의한 통치를 천명하면서도 최근 들어 여성 인권에서 개선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올해부터 성지인 메카에 여성 보안요원을 배치했으며, 지난 2018년에는 여성의 운전과 축구경기장 입장을 허용했습니다. 이는 샤리아에 따른 통치를 내세우고도, 집권층 의지에 따라 형태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음을 뜻합니다.
특히 아프간은 서구와 우호관계였던 1960~70년대 왕정 체제 당시 이슬람 사회 내에서도 자유로운 분위기를 자랑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프간에 대한 미군 증파를 결정할 당시 그의 마음을 움직인 건 1972년 카불 사진이었습니다. 사진 속엔 다양한 머리 모양에 미니스커트를 입고 있는 여성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히잡보다 더 폐쇄적인 부르카를 입게 한 것은 탈레반이 해석한 샤리아였습니다.
미군 철수가 시작되고 탈레반의 진격이 가시화된 지방 및 외곽 점령지에선 벌써부터 여성 인권 탄압의 증언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미 카불 시내엔 여성들이 집 밖으로 나오고 있지 않고 택시기사들이 여성 승차를 거부한다는 목격담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BBC에 따르면, 자신을 탈레반 대변인 무하마드 수하일 샤힌으로 소개한 남성이 BBC월드뉴스의 앵
결국, 이들은 1996~2001년 집권 당시 횡행했던 중세식 처벌을 다시 도입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겁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