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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7일 백악관에서 아프간사태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백악관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미국 국익이 없는 곳에서 미군을 희생시키지 않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아프간 사태 대국민연설 취지에 "한국도 여기에 포함되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한국과 유럽 주둔 미군은 (아프간처럼) 내전 중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외부의 잠재적인 적들로부터 동맹국들을 보호하기 위해 오랜 기간 병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면에서 "한국과 유럽의 경우 미국이 아프간에서 처한 상황과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변함없는 미군 주둔의지를 전했다. 미군의 철군 결정과 탈레반의 아프간 조기 함락이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에 상당한 불신을 초래한 가운데 동맹국가 수호의지를 재확인하면서 수습하는 모습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주한미군 감축을 무기로 삼아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동맹갈취"라고 비난하는 등 한미동맹을 중시해왔다.
아프간에 상당한 인적물적 자원을 투입했지만 별 소득없이 막대한 희생만 남은 점도 지금의 주한미군 상황과 다른 점이다.
설리번 보좌관은 지난 20년간 아프간 전쟁에서 2448명이 사망했고 1만명 이상이 부상당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프간 정치지도자들이 해외로 도피하고 군인들은 싸울 의지가 없었기 때문에 국익차원에서 더 이상 미국 젊은이들의 희생을 감내할 수 없다고 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이 미군의 아프간 철군이 성급했다고 비판했다. 라이스 전 장관은 이날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아프간이 안정을 찾고 대테러 작전에서 미국의 진전을 공고히하기 위해선 미국은 20년이 아닌 보다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미국)는 이 같은 점을 과거에 이해한 적이 있다"며 한국의 사례를 들었다.
라이스 전 장관은 "우리의 최장기 전쟁은 아프간이 아니라 한국"이라며 "그 전쟁은 승리로 끝난 것이 아니라 교착 상태, 즉 휴전으로 끝났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70년이 지난 지금, 수준 높은 한국군만으로는 북한을 저지하지 못한다는 인정 하에서 2만8000여명의 미군이 거기에 존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이스 전 장관은 특히 "(이를 통해) 우리가 이룩한 것들은 있다"며 "한반도에서의 안정적 균형, 그리고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강력한 존재인 한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너무 서둘렀다. 싸우는 도중에 떠났다"며 "베트남의 몰락을 재현했다"고 밝혔다. 라이스 장관은 아울러 "중국, 러시아, 이란은 아프간에서 철수하는 지난 며칠 간의 미국에 대한 이미지를 기억에 새길 것"이라며 "지금은 우크라이나, 이라크, 특히 대만에 대한 우리의 공약을 강화할 때"라고 조언했다.
아프간 정권 붕괴처럼 미군의 도움이 없으면 한국도 빠르게 붕괴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 담당이자 워싱턴포스트의 칼럼니스트인 마크 티센은 지난 15일 본인의 트위터에 "한국이 미국 지원없이 (탈레반 공세처럼) 이런 종류의 지속적인 공격을 받으면 빠르게 무너질
[워싱턴 = 강계만 특파원 / 서울 =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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