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조직인 알카에다가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재장악에 환호하고 있습니다.
이에 20년 전 9·11 테러의 아픔을 겪었던 미국은 알카에다가 2년 안에 다시 미 본토에 위협이 될 수준으로 부활할 수 있다고 보고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현지시간으로 17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소셜미디어에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을 축하하는 글을 많이 올리고 있다며 알카에다 등 테러 단체들의 부활 우려가 커졌다고 진단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친 알카에다 매체 계정에는 탈레반을 “형제들”이라고 부르며 내전 승리를 축하하는 메시지가 올라왔습니다. 테러 감시단체인 ‘SITE’ 인텔리전스그룹은 “아프가니스탄이 정복됐고, 이슬람은 승리했다”는 메시지가 담겼다고 전했습니다.
1990년대부터 아프간을 은신처로 삼아 9·11 테러 등을 자행한 알카에다는 오사마 빈라덴 등 지도부 대다수가 미군의 급습과 드론 공격으로 제거된 이후 세력이 약화해 지역 조직으로 전락한 상태입니다.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베테랑인 더글러스 런던은 주로 이란에 숨어있던 알카에다가 탈레반이 아프간을 재장악하기 전부터 미군 철수를 기회 삼아 조직원들을 아프간에 다시 보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게다가 미군 기지 등에 수감됐던 알카에다와 그 연계조직의 핵심 인사들이 지난 주말 탈레반에 의해 풀려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초 미 정보당국은 미군 철수 후 알카에다의 핵심 그룹이 미 본토에 위협을 가할 수 있을 정도로 복원하는 데 18∼24개월 걸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러한 예상 기간을 재평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습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트위터를 통해 "탈레반이 알카에다와 IS, 그리고 이름도 못 들어본 다른 테러 단체들이 아프간에서 피난처를 찾을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며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게 놔두는 것을 참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알카에다와 탈레반과 적대관계인 IS가 탈레반과의 관계 회복에 나설 것인지도 주목됩니다. 이달 초 미 의회조사국(CRS) 보고서에 따르면 IS와 탈레반이 정치적 이념 차이 때문에 싸우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탈레반의 승리가 IS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자칭 ‘칼리프’가 패배한 이후 새로운 기지를 찾아 나서는 IS가 탈레반의 도움을 받아 아프간 내에 기지를 마련할 확률이 높아져 극단 이슬람주의 단체가 뭉쳐 세력을 확장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
탈레반 재집권은 이를 지켜보던 주변국 이슬람 단체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탈레반을 지지하는 파키스탄의 이슬람 무장단체인 파키스탄탈레반(TTP)도 “축복된 승리”라며 축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과거 파키스탄 내 여러 테러 공격을 가한 TTP는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활동 재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