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에서 목숨을 건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공포정치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한 10대 소녀가 "죽어가고 있다"고 절규할 때, 탈레반 병사들은 범퍼카를 타며 승리를 자축하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정설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미 공군 수송기가 발 디딜 틈 없이 꽉 찼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하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최대 탑승인원의 5배인 640명이 몸을 실었습니다.
이륙하는 비행기에 매달렸다 추락사하는 안타까운 사고도 발생했습니다.
공항에 몰려든 차량과 수천 명 인파가 위성사진에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 인터뷰 : 아프가니스탄 주민
- "우리는 직장도 잃고 먹을 것도 없어요. 그래서 이곳을 떠날 수밖에 없습니다."
아수라장이 되면서 운영이 중단됐던 공항은 다시 문을 열었고, 미국은 최대한 많은 사람의 탈출을 돕겠다고 밝혔습니다.
육로를 통한 피난 행렬도 이어졌는데, 아프간 정부군이 장비도 버린 채 우즈베키스탄으로 도망가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탈레반은 공포정치를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무장한 병사들이 정부 관리의 집과 언론사 사무실 수색에 나섰고, 거리에선 여성이 사라졌습니다.
▶ 인터뷰 : 아프가니스탄 소녀
- "아무도 우리를 신경 쓰지 않아요. 우리는 역사 속에서 천천히 죽어갈 거예요."
이런 가운데 병사들은 범퍼카와 회전목마를 타며 승리를 자축했습니다.
탈레반은 전국에 사면령을 내리고 여성 인권을 존중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과거 통치를 경험한 아프간 국민은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설민입니다. [jasmine83@mbn.co.kr]
[영상편집 : 오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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