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만에 아프가니스탄을 다시 장악한 무장단체 탈레반의 대변인이 영국 BBC 생방송 중 아프간 출신 앵커에게 전화를 걸어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상황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발생했다. 이날 BBC의 세계뉴스 전문 채널 BBC월드의 앵커 얄다 하킴은 아프가니스탄의 정세와 향후 전망에 대해 한 전문가와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하킴은 "죄송하지만 여기까지 해야겠다. 탈레반 대변인으로부터 전화가 왔다"며 전문가의 말을 끊었다.
당시 탈레반은 대부분의 도시를 장악하고 수도 카불 함락을 목전에 둔 상태였다.
자신을 수하일 샤힌이라고 밝힌 대변인은 앵커에게 수도 카불을 장악하더라도 평화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우리는 카불에 사는 아프가니스탄 국민 모두의 재산과 삶, 안전을 보장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누구에게도 복수는 없다. 우리는 이 나라 국민들의 하인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 말을 들은 앵커는 "범죄자에 대한 투석형, 사지절단형, 공개 교수형을 다시 도입할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대변인은 "지금은 당장은 말할 수 없다"며 "그것은 법원의 판사들과 법에 달려있다"고 답했다.
또한 대변인은 아프가니스탄에 '샤리아' 법이 부활할 것이라고 했다.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는 과거 탈레반이 통치한 5년 동안 적용한 것으로 음악이나 TV 등 오락을 금지하고 독둑질을 하다 잡히면 손을 자르고 불륜을 저지른 여성은 돌로 쳐 죽게 하는 가혹한 형벌이 허용된다.
특히 여성과 소녀들은 교육과 노동에서 제외된다.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이 탈레반 장악을 두려워하는 것도 '샤리아' 부활 우려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대변인은 탈레반의 정책이 이제 바뀌었다며 따라서 여성과 소녀도 계속 학교와 직장을 다닐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아프가니스탄을 완전히 장악한 탈레반은 새 정부 출범에 앞서 전국에 사면령을 내렸다.
17일 탈레반은 문화위원회 소속 에나물라 사
탈레반은 "모두에 대한 일반 사면령이 선포됐기에 확실한 신뢰를 갖고 일상을 시작하라"고 당부했다.
특히 여성에 대해서는 그들이 희생자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인권 존중을 약속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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