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 오만, 미국 등 행방지 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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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사진=가디언 |
"아프간 국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버려지는 것이다"라고 말했던 아슈라프 가니(72)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누구보다 빨리 수도 카불을 버리고 국외로 도피했습니다.
스푸트니크 통신은 주아프간 러시아대사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가니 대통령이 탈출 당시 엄청난 양의 현금을 가지고 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가니 대통령은 전국을 장악한 탈레반이 수도 카불까지 진입하려 하자 부인, 참모진과 함께 국외로 급하게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사관 대변인 니키타 이센코는 "(전날) 정부가 붕괴할 때 가니는 돈으로 가득한 차 4대와 함께 탈출했다"며 "돈을 (탈출용) 헬기에 실으려 했는데 모두 들어가지 못해 일부는 활주로에 남겨둬야 했다"고 전했습니다.
각 언론들은 가니 대통령의 행방에 대해 하나둘씩 보도하고 있지만, 그 의견이 다 엇갈리고 있습니다.
알자지라 방송은 가니 대통령이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로 향했다고 보도했고,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현재 가니 대통령이 오만에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란 메흐르 통신은 가니의 현재 위치는 알 수 없지만 최종적으로는 미국으로 향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가니 대통령은 뒤늦게 페이스북을 통해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 "탈레반은 카불을 공격해 나를 타도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며 "학살을 막기 위해 떠나기로 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어 자신이 아프가니스탄에 머물었다면 수많은 애국자들이 순국하고 수도 카불이 망가졌을 것이라는 황당한 변명을 늘어놓았습니다.
이에 아프간 국민들은 물론 정부 내에서도 가니 대통령을 향한 비난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가니 대통령의 경쟁 상대인 압둘라 압둘라 국가화해최고위원회 의장은 가니 대통령 도피 직후 '전 대통령'이라고 칭하며 이런 상황에서 수도를 버리고 간 가니는 신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지탄했습니다.
2014년 대선에 승리한 가니 대통령은 2019년 재선에도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선거 때마다 대규모 불법 선거에 대한 의혹이 불거졌고, 압둘라 의장은 두 선거 결과에 모두 불복했고, 두 사람은 계속해서 경쟁적인 권력 구도를 나눠가지고 있었습니다.
가니 대통령은 문화인류학자 출신으로 세계은행 등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경제 분야 전문가입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이 탈레반 정권을 몰아내면서 자국으로 돌아가 재무부 장관을 맡았고, 카불대 총장을 거쳐 2006년에는 유엔 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2005년
그로부터 16년이 지난 지금, 그는 누구보다 빠르게 국민과 나라를 버리고 떠난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씻기 어려운 처지가 됐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