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20년 만에 다시 아프가니스탄을 완전히 장악했습니다.
수도 카불은 탈출 인파로 아수라장이 됐는데요.
이륙하는 비행기에 매달렸다가 추락해 숨지는 참사가 빚어질 정도였습니다.
이기종 기자입니다.
【 기자 】
탈레반의 카불 함락 소식에 시내 도로는 탈출 인파로 꽉 막혔습니다.
수천 명의 시민이 공항으로 몰려들고, 활주로까지 장악하자 이를 제지하려는 총성이 울립니다.
비행기 탑승구로 올라가기 위한 사투가 벌어지고, 움직이는 비행기를 따라 뛰다가 기체에 올라타기도 합니다.
이륙한 비행기에서 무언가 물체가 떨어지는 모습이 포착됩니다.
▶ 인터뷰 : CNN 방송
- "이륙 직후에 사람일 수도 있는 물체가 비행기에서 떨어집니다."
현지 언론은 비행기 아래에 매달려서라도 탈출하려고 했던 시민 2명이 숨지는 참극이 빚어졌다고 전했습니다.
미군의 발포로 여러 명이 숨지는 등 카불 공항에서 최소 7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같은 아비규환 속에서 아슈라크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제일 먼저 국외로 도망쳤습니다.
외신들은 가니 대통령이 카불 함락 직전 돈으로 가득 찬 차량 4대와 함께 탈출했다며, 일부는 헬기에 다 싣지 못해 활주로에 남겨둬야 했다고 전했습니다.
▶ 압둘라 압둘라 / 아프간 평화협상 대표
- "나라를 어려운 상황에 버려두고 떠났습니다. 신과 국민이 심판할 겁니다."
한편, 아프간에 남아 있던 우리 교민 한 명은 제3국으로 탈출하기로 했지만, 공항 운영이 중단돼 공항에서 대기하고 있습니다.
카불에는 최태호 대사를 포함한 직원 3명이 남아 교민 철수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기종입니다. [mbnlkj@gmail.com]
영상편집 : 유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