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재건하겠다'던 미국, 20년의 노력 수포로?
무장 이슬람 정치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곳곳을 장악해나가면서 수도 카불 턱밑까지 진격한 가운데, 수십만 명의 피란객들이 최후의 안전지대인 카불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BBC를 비롯한 외신들은 현지시간으로 어제(13일) 탈레반이 아프간 제2도시이자 남부지역 거점인 칸다하르 등 주요 도시 6곳을 추가로 점령하고 수도 카불 턱밑까지 진격했다고 전했습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5월 말 이후 집을 버리고 피란에 나선 아프간인이 25만여 명으로 추산됐으며, 이 중 80%가 여성이나 아동이라고 밝혔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피란민의 절반이 의식주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들은 음식을 살 돈을 마련하고자 자녀들에게 일을 시키거나 식사량을 극단적으로 줄이는 등 생존을 위해 필사적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탈레반이 집에 불을 질러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는 한 난민은 집과 물건이 전부 불탔다면서 "신이 우릴 도와주기만을 기도한다"라고 간절함을 나타냈습니다.
만약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하면 난민들이 고국을 등져야 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유엔난민기구는 아프간 이웃 국가에 국경을 폐쇄하지 말고 계속 개방해두라고 촉구했습니다.
미국 당국자들도 탈레반이 한 달 안에 카불을 고립시킬 수 있으며 90일이면 함락시킬 수 있다고 진단하고
따라서 미국 바이든 행정부에서 미국 대사관 직원들의 철수를 돕기 위해 3000명의 미군 전투병을 현지에 투입하기로 하는 등 미국과 영국은 병력 급파에 나섰습니다.
한편 탈레반은 이슬람교에 대한 엄격한 해석의 일종으로 여학교 폐쇄, 텔레비전 금지, 아동 학대 등의 과도한 사회 차별을 종용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산 바 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