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아파르트헤이트…애틀랜타 당국 '적절한 조치' 약속
교장 "학생들에게 더 많은 기회 주고자 했다"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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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리수업 지침을 내린 메리 린 초등학교 교장 샤린 브리스코/사진=뉴욕포스트 |
미국의 한 공립 초등학교에서 백인과 흑인을 분리해 수업을 진행한 것이 알려져 논란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현지시간으로 11일, 뉴욕포스트와 WSB-TV는 애틀랜타의 메리 린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을 둔 흑인 여성 킬라 포지가 최근 학교에서 흑인과 백인 학생들을 분리해 학급을 운영한다는 사실을 알고 미 교육부 시민권리 사무소에 차별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포지는 학교 교장인 샤린 브리스코가 포지의 딸은 "특정 교사의 수업에 들어갈 수 없다"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나서야 해당 사실을 알았다고 전했습니다.
딸이 왜 해당 교사의 수업을 들을 수 없는지 묻자 교장은 "그 교사는 흑인 수업 교사가 아니다"라며 자신은 "흑인 학생들을 두 학급에 모아두는 방식을 채택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브리스코 교장은 실제로 학생들을 흑인 학급 2개 반과 백인 학급 6개 반으로 나눈 뒤, 교사들도 분리해 수업하는 방침으로 학교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자신 역시 흑인인 브리스코 교장은 해당 논란에 대해 "학생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해 분리한 것"이라는 황당한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흑인 학생들에게 맞는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라는 것입니다.
포지는 자신의 딸도 백인 학급에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교장은 그렇게 되면 딸이 반에서 소외되고 괴롭힘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포지는 "21세기에 나와 같은 흑인 여성과 이런 대화를 하고 있다는게 믿기지가 않는다"며 "우리는 왜 이 사람이 이런 짓을 좋은 생각으로 여기는지 알아내려고 노력하면서 잠을 설치고 있다"고 하소연했습니다.
또 "흑인 부모 뿐만 아니라 백인 부모들도 이 사실을 먼저 알았더라면 분명히 크게 분노했을 것"이라면서 "인종 분리는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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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별 소송을 제기한 킬라 포지/사진=뉴욕포스트 |
현재 학교는 포지가 미 교육부 시민권리 사무소에 제기한 차별 소송을 대면하고 있고, 포지는 분리 수업을 이행하게 한 교장과 학교 행정부의 해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포지 측 변호인은 "1964년에 채택된 민권법에 따르면 한 집단의 사람들을 인종에 따라 다르게 대우하면 안된다. 그런데 메리 린 초등학교가 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애틀랜타 공립학교 당국은 해당 공립 초등학교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고, 해당 분리 수업에 대해서는 '적절한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
당국은 "인종에 따라 학급을 배정하는 행위는 묵인하고 지나갈 수 없다. 현재 해당 논란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며 문제 해결을 위해 적절한 조치를 준비 중이다"라고 전했습니다.
미 교육부도 인종 차별과 관련해 별도의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알려졌습니다.
[김지혜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jihye613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