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성' 1천년 전에도 존중받았다…필란드 무덤서 흔적 발견

여성용 장신구와 남성용 검 함께 매장
유해 DNA서 '클라인펠터 증후군' 검출

핀란드에서 발굴된 1천년 전 무덤에서 '제3의 성별'이 존중받았다는 점을 보여주는 흔적이 발견됐습니다.

현지시간 9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핀란드 쿠르크대 연구진은 유러피언 고고학 저널(European Journal of Archaeology)에 게재한 논문에서 핀란드 남부에서 발견된 철기 시대 무덤에서 DNA 연구를 거쳐 이같은 추정을 내렸습니다.

이 무덤 속 유해는 장신구, 의복 등으로 볼 때 당시 전형적인 여성 복장을 하고 있었음과 동시에, 남성들이 주로 썼던 것으로 추정되는 검 두 자루도 함께 묻혀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무덤이 처음 발견된 1968년 이후, 학계에서는 당시 무덤에 남성과 여성이 동반 매장됐던 것으로 추측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쿠르크대 연구진은 DNA 검사로 무덤 속 주인공이 실은 단 한 명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습니다.


연구진은 무덤에 남아있는 DNA에서는 클라인펠터 증후군(남성의 성염색체 이상으로 고환 발육 부진 등이 나타나는 증상) 흔적이 검출됐다고 밝혔습니다.

연구진은 DNA 검사가 일부에 국한됐다는 점을 전제로 하면서도, "중세 초기 무덤 속 주인공이 여성이나 남성으로 엄격하게 구분되지 않았을 수 있다"면서 "무덤에 매장된 풍성한 유물은 고인이 존중받고 높게 평가됐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번 연구 결과가 남성 위주였던 중세 북유럽 사회에서 여성 차림을 한 남성, 여성 역할을 하는 남성은 무시당했다던 통념에 반기를 제기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