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 초기부터 시작된 코로나19 백신 수급의 빈부격차가 부스터샷(추가접종)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요청에도 미국은 내달 부스터샷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9월 초까지 언제 어떤 백신으로 부스터샷을 접종할 것인지 계획을 밝힐 예정이라고 월스트리스저널(WJS)이 소식통을 인용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관계자들은 "65세 이상 고령자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 접종 초기인 지난해 12월이나 올해 1월 접종자 등의 경우 부스터샷이 필요할 수 있다"며 "관련 전략의 신속한 발표를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이날 "면역이 저하된 미국인에게 가능한 한 빨리 부스터샷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부스터샷은 미국 내 델타 변이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논의돼 왔다. 미국에서는 최근 두 달 사이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팔라지면서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만명을 넘어섰다. 이 기간 델타 변이의 비율은 3% 남짓에서 93%로 치솟았다. 현재 미국 인구 약 절반에 해당하는 1억6500만 명이 백신 접종을 마친 상황이라 확산세는 우려를 부추겼다.
백신 개발 제약사는 부스터샷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FDA를 승인받은 백신은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6개월간 지속되지만, 항체 효과가 감소한다는 이유를 들어서다. 스테반 벤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가을과 겨울에 더 위험하기 때문에 고령자들에게 부스터 샷을 접종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바이러스 예방력이 낮은 백신을 접종한 이들에 대해서도 부스터샷 접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얀센, 아스트라제네카 등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에 비해 예방력이 낮은 백신 접종자들에 대한 교차 부스터샷이 필요하다는 주장인 셈이다.
부스터샷에 가장 먼저 돌입한 이스라엘은 백신 유통상의 불균형을 심화한다는 비판에도 접종을 계속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날 AFP통신에 따르면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은 전 지구적인 지식에 극적으로 기여하기 위한 무엇인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 인구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전 세계적인 백신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부스터 샷 과정에서 축적된 지식은 즉각 전 세계와 공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스터샷을 진행 중인 이스라엘에 이어 프랑스와 독일, 영국도 다음 달부터 부스터샷을 시작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SNS에 올린 영상에서 "나이가 많거나 면역이 약한 사람들을 위해 세 번째 접종을 9월초부터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도 9월부터 고령자와 면역취약층, 요양원 거주자 등에 대해 추가 백신 접종을 시
앞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 4일 코로나19 백신의 공급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부스터샷 접종을 최소 9월 말까지 중단해달라"고 촉구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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