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뉴욕시 브루클린에 있는 애플 매장 로고 [로이터 = 연합뉴스] |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은 5일(현지시간) 이같은 기능을 담은 아이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미국 사용자를 대상으로 올 하반기에 출시된다고 밝혔다.
'뉴럴매치'로 알려진 해당 소프트웨어는 인공지능(AI)과 암호화 기술을 사용해 아동성착취 이미지를 잡아낸다. 뉴럴매치는 개인의 아이폰에서 아동성착취 이미지가 아이클라우드에 업로드되는 것을 탐지한다. 만약 일정한 개수가 넘는 아동성착취 의심 이미지가 아이클라우드에 게시되면 애플은 해당 이미지들을 검토하게 된다.
이후 아동성착취 행위가 의심될 때 애플은 해당 사진을 미 의회에 의해 설립된 비영리단체인 국립실종학대아동방지센터에 신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소프트웨어는 동영상 파일일 경우엔 작동하지 않는다. 또한 이미지가 클라우드에 업로드될 경우에만 적용된다. 아이폰에 단순히 저장돼 있는 이미지는 식별 대상이 아니다.
이같은 신규 기능 탑재는 애플이 사법당국에 비협조적이라는 비판에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사생활 보호 우선' 정책을 고수해온 애플은 수년간 사법당국과 부딪혀왔다. 애플은 2015년 테러 용의자의 아이폰 잠금을 풀어 달라는 연방수사국(FBI) 요청을 "개인정보 침해"라며 거부하기도 했다.
또한 애플은 아이폰 문자 메세지 앱(아이메세지)에 아동성착취 의심 사진이 공유되는 경우 해당 사진을 흐릿하게 처리하고 경고 메시지를 띄우는 기능도 도입한다. 해당 사진이 아이들 사이에서 공유될 경우 부모에게 알림이 갈 수 있다.
미 국립실종학대아동방지센터의 존 클락 회장은 성명을 내고 "애플의 아동 보호 강화는 판도를 바꿨다"이라며 "현실은 사생활 보호와 아동 보호가 동시에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환영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사생활 침해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이같은 소프트웨어가 향후 아동성착취 게시물을 넘어 테러, 반정부 시위 등 다른 콘텐츠를 검열하도록 사용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했다. 또한 FT는 "애플의 이미지 모니터링 선례는 다른 기술회사도 유사한 기능을 도입하도록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애플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대규모 감시나 기기의 콘텐츠 검열을 위해 설계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애플은 이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아이폰 사용자의 개인정보 보호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사용자의 데이터는 완전히 비공개로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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