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환경단체 "인간의 사악함과 어리석음엔 끝이 없다"
↑ 지중해 몽크물범 '코스티스' / 사진=데일리메일 캡처 |
사람을 잘 따르던 그리스 한 마을의 '마스코트' 물범이 작살에 목숨을 잃은 사실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지난달 31일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그리스 알로니소스섬 해안에서 지중해 몽크물범 '코스티스'가 작살에 찔려 죽은 채 발견됐습니다.
온라인에 공개된 사망 전 영상을 보면 '코스티스'는 물 속에서 다이버들의 다리를 붙잡으며 장난을 치는 등 사람과 친근한 모습입니다.
'코스티스'는 다이버들이 이동을 할 때면, 옆에 와서 몸을 비비기도 합니다.
이에 다이버들도 장갑을 벗어 '코스티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물속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현지 다이빙 강사 니코스 바르다카스는 "섬 주변 25m 해저에 있을 때 갑자기 무언가가 제 종아리를 만지는 게 느껴졌다"며 "확인해보니 물범이었다"고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기도 했습니다.
이어 "5천 번 이상 다이빙을 해봤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며 "사람에게 친근한 돌고래와는 달리, 물범은 수줍음을 많이 타는데 '코스티스'는 달랐다. 노는 것을 좋아해 강아지와 노는 느낌이었다. 마법같았다"고도 말했습니다.
지난 2018년 지중해 열대성 저기압인 '조르바스'가 그리스를 강타한 당시, '코스티스'는 한 어부에 의해 구조됐습니다.
'코스티스'는 자신을 구조한 어부의 이름을 따랐고, 보살핌을 받았습니다. 이에 특히 사람을 더 잘 따를 수 있었습니다.
자연으로 풀려난 이후에도 주민들과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 지중해 몽크물범 '코스티스' / 사진=데일리메일 캡처 |
그리스 환경단체인 MOM(지중해몽크물범연구보호협회)은 "인간의 사악함과 어리석음에는 끝이 없다는 사실이 또 한 번 증명됐다. 슬픔과 분노가 인다"며 죽은 '코스티스'의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이 단체는 법적 대응은 물론, 1만 2천 파운드(한화 2천만원)의 현상금까지 내건 상태입니다.
지중해 몽크물범은 멸종위기종으로 현재 700마리 미만이 야생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그리스에서 서식하고 있지만, 현지 어부들은 그물을 훼손하고 어획물을 잡아먹는다며 몽크물범을 비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