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 에르뎀 인스타그램] |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는 순간 다른 한편에서는 패배의 고배로 고개를 숙여야 하는 게 토너먼트다. 올림픽 구기 종목 대부분이 그렇다. 보통 예선은 리그로 치러지지만 상위 팀이 올라가는 본선은 토너먼트다. 그러기에 한번의 패배는 바로 끝이다.
"압박이 우리팀 무너뜨린 듯…한국 4강 충분한 자격"
4일 치러진 도쿄올림픽 여자배구가 8강전도 마찬가지다. 한국 여자배구는 이날 세계 랭킹 4위 터키를 3-2로 이기고 준결승 전에 진출했다. 14-13 매치포인트를 남기고 '식빵언니' 김연경은 터키를 향해 강력한 스파이크를 날리고 승리가 확정되자 환호성을 지르고 감독, 팀원들과 4강 진출을 즐겼다.
하지만 반대편 코트에서는 패배의 충격으로 터키 선수들이 아쉬워하며 눈물을 보였다. 마치 이게 꿈인 듯 받아들이기 힘든 표정의 선수들도 보였다.
이런 가운데서도 선수들의 우정은 빛났다. 한국 여자배구대표팀 주장 김연경(33)과 터키 여자배구대표팀 주장 에다 에르뎀(34)은 절친 사이다.
에르뎀은 패배 후 허탈한 마음에 눈시울을 붉혔지만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진심 어린 축하를 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응원해주신 모든 분께 정말 죄송하다. 엄청난 압박이 우리 팀을 무너뜨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대표팀은 준결승에 오를 자격이 충분하다"며 4강 진출을 축하했다. 한국 대표팀이라고는 했지만 절친 김연경에게 간접적으로는 축하를 전하는 모습으로 보인다.
에르뎀은 지난 2017년에도 김연경이 페네르바체를 떠나 중국 상하이로 팀을 옮기게 되자 자신의 SNS에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세계 최고의 선수 안녕, 항상 그리울거야"라는 메시지와 함께 김연경과 꼭 껴안고 있는 사진을 올려 주목을 받았다.
터키 잡은 한국 외신도 보도…"저런 활약 범죄 수준"
한편 한국 여자배구가 터키를 잡아내는 이변을 연출하자 외신들도 찬사와 함께 김연경을 주목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2012 런던올림픽에 이어 9년 만에 준결승에 진출했다. 또한 1976년 몬트리올 대회 동메달 이후 45년 만의 메달 사냥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브라질 매체 웹볼레이는 이날 이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라나비니 감독과 김연경이 역사를 만들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해당 내용을 다뤘다. 4강 진출을 일궈낸 기적적인 승리의 중심에는 주장 김연경이 있었다. 도쿄올림픽이 마지막 올림픽 출전이라고 선언한 김연경은 경기 내내 동료들을 격려하고 집중력을 발휘하며 팀 최다인 28점을 기록했다.
웹볼레이 역시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김연경"이라며 "한국팀 공격의 추죽이자 주장으로서 공격 26점, 블로킹 1점, 서비스 1점 등 총 28득점을 기록했다"고 상세히 소개했다.
브라질 또 다른 매체 투두 볼레이는 "물론 김연경이 배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하나라는 것은 예전부터 충분히 잘 알고 있다"면서도 "세계랭킹 4위 터키를 상대로 이런 경기력은 말도 안 되는 수준"이라며 놀라워했다. "8강권 전력도 아닌 한국에서 저런 활약을 펼치는 건 범죄 수준"이라고도 전했다.
↑ [사진제공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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