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매체가 "게임은 아편"이라고 보도하자, 텐센트가 "주중에는 게임 시간을 1시간으로 제한하겠다"고 발표했다.
4일 로이터 통신과 중국 경제매체 제일경제 등에 따르면 3일 텐센트는 게임시간을 제한하는 등의 7가지 조치를 공개했다.
텐센트는 게임 가능시간을 중국 법에서 정한 '평일 1시간 30분, 주말 3시간'보다 단축해 평일 1시간, 휴일 2시간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12세 미만의 미성년자(초등학생)은 게임 내에서 돈을 쓸 수 없도록 하고, 미성년자가 성인의 신분증을 도용해 게임하는 '이중플레이'도 제한한다. 텐센트는 만 12세 미만 초등학생의 게임 참여를 전면 금지하는 방안도 논의하겠다는 초강수를 뒀다.
텐센트가 부랴부랴 '게임시간 제한' 조치를 내놓은 것은 지난 3일 중국 관영매체인 신화통신 자매지인 '경제참고보' 보도 때문이다. 이 신문은 게임 중독은 아편에 중독된 것과 같다고 비난했고, 하루 8시간씩 게임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온라인 게임으로 텐센트의 주력게임 '왕자영요(Honor of Kings)'를 언급했다. 기사에서는 "'정신적 아편'(게임산업)은 수천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으나, 어떤 산업이나 스포츠도 한 세대를 파괴하는 방식으로 발전하는 걸 허용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해당 기사에서 '아편'등의 표현은 당일 삭제됐으나 중국 당국이 다음 규제 대상으로 게임 업계를 지목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투자자들은 동요했다. 3일 텐센트 주가는 전날보다 6.1% 하락 마감했고, 경쟁사인 넷이즈도 장중 최대 15%이상 떨어졌다. 미국 게임업체 중 중국 시장에 노출이 많은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3.8%, 심스 개발사인 일렉트로닉 아츠는 2.8% 하락했다.
이 같은 게임주 하락과 관련해 중국 제일재경은 "'왕자영요'등 온라인 게임은 주요 소비자가 성인 그룹에 집중돼 있지만, 3일의 보도는 이미 취약한 게임시장에 부담을 줬다"며 "당국이 게임 산업을 직접 뒤흔들기보다는 마케팅 축소, 미성년자 중독 방지 등의 영역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전문가 분석을 인용했다.
중국은 세계 게임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다. 시장 분석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중국 온라인 게임 시장은 2020년 기준 약 3770억 위안(약 59조8420억원)이며, 2023년
중국 게임 인구는 매우 젊은 편이다. 퀘스트 모바일 데이터에 따르면 2021년 6월 기준 중국 모바일 게임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약 5억4800명이며, 유료 이용자의 약 80%가 20~30대에 집중돼 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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