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쩌둥 배지 달고 시상대 오른 中선수…IOC 조사 착수

IOC 측 "선수들 정치적 표현 제한"
미국 손더스도 X자 표시했다가 조사 중

마오쩌둥(毛澤東) 전 중국 국가 주석을 상징하는 배지를 달고 시상대에 오른 중국 사이클 금메달리스트들을 상대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현지 시각으로 3일, AP통신 등 외신들은 "마오쩌둥 배지를 착용한 채 메달을 받은 두 명의 중국 금메달리스트들의 행동을 IOC가 정치적 선전 활동으로 보고 조사에 착수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그제(2일) 일본 시즈오카현 이즈벨로드롬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사이클 여자 단체 스프린트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바오샨주(24)와 중톈스(30)는 마오쩌둥 얼굴이 그려진 배지를 상의에 달고 시상대에 올랐습니다.


중화인민공화국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마오쩌둥은 공산주의의 상징적 인물입니다. 그러나 마오쩌둥은 문화대혁명으로 4,500만 명을 학살했으며 그 당시 지주나 지식인을 처단하는 데 앞장선 이들이 '마오 배지'를 달고 행동을 정당화했었기에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당초 지난달 IOC는 올림픽 헌장 50조에 따라 2020 도쿄올림픽 참가 선수들의 정치·종교·인종 등에 대한 의견 표출 행위를 동료 선수들을 존중하고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허용하는 방향으로 일부 완화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시상식에서는 정치적 의사표현 등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에 마크 아담스 IOC 대변인은 "이 상황에 대해 중국올림픽위원회 측에 보고를 요청했다"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에 앞서 지난 1일 미국의 포환던지기 은메달리스트 레이븐 손더스도 시상대에서 머리 위로 양손을 교차시키는 'X(엑스)'자 표시를 해 IOC의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흑인이자 동성애자인 손더스는 해당 동작에 대해 "억압받는 모든 사람이 만나는 교차점을 의미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USOPC)가 "인종적·사회적 정의를 지지하는 평화적 표현"이라며 징계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하게 전하면서 IOC가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