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다리 뻗고 자."
사상 첫 올림픽 양궁 3관왕을 달성한 안산(20·광주여대) 선수에게 정의선 대한양궁협회장이 건넨 말이 화제다.
안산 선수의 양궁 개인전 금메달 시상 직후 정 회장의 발언이 KBS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다. 정 회장은 눈물을 흘리는 안산 선수에게 "다리 뻗고 자, 오늘은 다리 뻗고 자"라며 "너무 고생 많았어"라고 격려했다.
올림픽 경기 내내 의연한 태도를 유지해온 안산 선수는 시상식 직후 정 회장을 만나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정 회장의 목에 금메달을 걸어줬다. 정 회장은 안산 선수의 한 쪽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의 인사를 전했지만, 마스크를 쓰고 있어 정확히 무슨 말을 했는지 추측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난 3일 KBS의 보도로 정 회장의 발언이 알려지게 된 것.
이를 본 누리꾼들은 "얼마나 의지되는 회장이었으면 보자마자 눈물을 흘릴까", "안산 선수 지금까지 마음 고생 많았을 것", "회장님 앞에서 눈물 흘리는 안산 선수를 보고 함께 눈물 흘렸다"라고 호응했다.
2005년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양궁협회장에 재선임됐다. 정 회장은 양궁 선수들에 체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은 물론 정신적 지주 역할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2008년 양궁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 '한국 양궁 활성화 방안'을 연구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양궁협회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3기 13년에 걸친 중장기적 양궁 발전 플랜을 세워 시행에 나섰다. 이를 통해 양궁 꿈나무의 체계적인 육성, 양궁 대중화 사업을 통한 저변확대, 지도자·심판 자질 향상, 양궁 스포츠 외교력 강화 등의 성과를 얻었다. 경기력뿐 아니라 행정 및 외교력 등 한국 양궁의 내실 있는 발전을 이뤄냈다. 또 정 회장은 지난주 미국 출장을 마치자마자 양궁 응원을 위해 급히 일본을 찾았다. 여자 단체전은 물론 남자 단체전까지 금메달 획득의 순간을 함께 한 것.
정 회장이 중요한 경기에만 모습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지난 2019년 도쿄올림픽 양궁 테스트 이벤트 대회현장을 찾았다.
대표 선수들을 응원하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양궁 경기장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과 선수촌 시설을 둘러보기 위해서였다.
정 회장은 한국으로 돌아와 진천선수촌에 도쿄 양궁 경기장과 똑같은 시설을 건설했다. 도쿄대회에서 예상되는 음향, 방송 환경 등을 적용한 모의 대회도 개최했다. 지난해 1월에는 대표선수들이 도쿄대회와 동일한 기후 조건에서 연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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