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티오피아의 한 남성이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벼 농사를 짓고 있다. [사진 제공 = 옥스팜] |
보고서는 많은 정부와 기업이 글로벌 탄소중립 목표 시점인 2050년까지 순배출량 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입증되지 않은 비현실적인 '탄소 제거' 계획을 내세우고 있으며 기후위기의 재앙을 피할 수 있을 만큼의 신속하고 충분한 양의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에는 실패하고 있다고 말한다. 급작스러운 넷제로 약속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조림사업에만 치중해 방대한 규모의 토지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지구 평균 기온을 섭씨 1.5도 이하로 제한하고 기후변화로 인한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방지하려면 2030년까지 전 세계가 탄소 배출량을 2010년 수준의 45%까지 줄여야 하는데 대다수 국가들의 현재 계획으로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배출량을 약 1% 줄이는 데 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후위기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농업을 파괴하고 있다. 이는 인도주의적 위기뿐 아니라 기근과 이주를 초래하며 가난하고 취약한 사람들, 특히 여성 농부와 원주민에게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옥스팜 인터내셔널의 기후변화 책임자인 나프코테 다비는 "넷제로 계획은 화석연료의 단계적 폐기, 청정 에너지 및 공급망에 대한 투자 등 '진정한 제로' 목표를 기반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자연과 토지 기반의 계획은 전 지구적 배출을 막기 위해 중요한 부분이지만 훨씬 더 신중한 방식이 필요하다. 계획을 실현할 수 있는 땅이 충분하지 않으며 지나치게 토지에 의존한 방식은 오히려 더 많은 굶주림과 토지 약탈, 인권 유린 등을 촉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옥스팜은 지난 5월 전 세계 식량가격이 1년 전보다 40% 상승했으며 이로 인해 2000만명 이상이 기근으로 내몰렸고 기근과 유사한 상황도 6배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현재 대규모 조림사업과 같이 탄소 제거를 위해 지나치게 토지에 의존하는 방식을 대대적으로 도입할 경우, 2050년까지 세계 식량가격이 약 80%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는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최되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앞두고 세계 3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 중국, 유럽연합(EU)을 포함한 120개국 이상이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공약의 대부분은 모호하며 측정 가능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스위스만큼 작은 나라도 넷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충분한 나무를 심으려면 푸에르토리코 섬 전체와 맞먹는 크기가 필요하다. 콜롬비아는 삼림 벌채 비율이 계속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30년까지 100만헥타르 이상의 토지를 재조성해야 하는 비현실적인 넷제로 목표를 가지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에너지 산업분야에서 배출량이 계속 치솟고 있는 가운데 토지 기반의 탄소제거 활동에 의존한 넷제로 목표를 세우려면 아마존 열대우림과 맞먹는 면적이 필요하며 이는 전 세계 농지의 3분에 1에 해당한다.
다비 책임자는 "화석연료에 의존한 경제에서 진정으로 벗어나는 대신, 조림사업과 아직 입증되지 않은 기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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